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1공장 완공' 롯데바이오, 시러큐스로 자생력 증명해야 다음 스텝

한보라 기자 (simplyh@dailian.co.kr)
입력 2026.07.09 15:21
수정 2026.07.09 16:10

송도 1공장 사용승인 후 첫 상업 수주가 최대 과제

그룹 자본으로 '1.5조 수혈'…이제 자생력 시험대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송도 바이오 캠퍼스 제1공장의 사용승인을 획득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롯데바이오로직스가 국내 생산 기반 확보를 위한 1차 투자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가뜩이나 자금 사정이 어려운 롯데그룹 계열사들로부터 그동안 도합 1조5000억원의 자금을 수혈받은 롯데바이오로직스가 다음 스텝을 밟기 위해서는 자생력을 증명해야 할 단계에 접어들었다.


우선 미국 시러큐스 공장에서 돈을 버는 동안 인천 송도 공장을 상업 가동 궤도에 올리겠다는 구상이다. 두 공장을 잇는 '듀얼 사이트' 전략의 초입에 들어선 셈이다. 결국 송도 공장을 얼마나 빨리 돌려 첫 상업 수주를 따내느냐가 후발주자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바이오는 인천 송도 바이오캠퍼스 제1공장의 '테스트 가동(시운전)'을 진행 중이다. 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인증 준비는 올해 11월이 목표다. 롯데바이오는 인증을 마치는 대로 상업 가동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시설 투자 막바지 자금은 롯데지주와 롯데홀딩스 등 롯데그룹 계열사를 통해 조달한다. 롯데바이오는 지난 3일 이사회에서 2553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조달 자금은 전액 송도 제1공장 시설 투자에 투입할 예정이다. 롯데바이오는 설립 이후 롯데그룹 자본으로 자금을 수혈해 왔다. 이번이 일곱 번째 유상증자다. 누적 조달액은 약 1조5000억원에 이른다.


이번 유상증자로 1차 투자는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 지난달 사용 승인을 받은 송도 1공장이 그 결과물이다. 앞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오는 2030년까지 약 4조6000억원을 들여 1공장과 같은 12만L 규모의 2·3공장을 추가로 짓는다는 계획을 세워뒀지만, 그동안의 투자 성과가 증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추가 투자가 이뤄지기에는 무리가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 차원에서 이번 유상증자를 끝으로 송도 제1공장 건설에 따른 자금 부담을 사실상 해소했다고 보고 있다"며 "제2·3공장은 부지만 확보해 둔 상태로 향후 1~2년 내 추가 건설 등 투자 확대에 나설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이어 "제1공장의 가동률과 수주 성과를 확인한 뒤 다음 스텝을 결정하겠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의 내실 다지기가 중요한 이유다. 물리적으로 연내 송도 제1공장 매출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시운전을 마쳐야 글로벌 고객사가 송도 공장을 직접 실사할 수 있다. 실사를 통과해야 비로소 물량을 맡기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계약을 따내도 실제 출하로 돈이 들어오기까지는 또 시간이 걸린다.


롯데바이오는 공백기를 '듀얼 사이트' 전략으로 버티겠다는 계획이다. 대규모 생산 시설을 보유한 송도 제1공장이 자생할 수 있을 때까지 시러큐스가 뒷받침하는 구조다. 롯데그룹의 추가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송도를 돌릴 실탄은 시러큐스에서 만들어야 한다. 시러큐스가 공격적으로 수주를 늘리고 있는 이유다. 올해만 벌써 신규 수주 4건을 추가했다.


시러큐스는 롯데바이오가 2022년 말 미국 빅파마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에서 약 1억6000만 달러에 인수한 시설이다. 당시 인력과 함께 수주 물량을 그대로 넘겨받았다. 덕분에 통상 5년 걸리는 CDMO 시장 진입을 1년 안으로 앞당겼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 등에서 받은 62건 이상의 승인 경험도 이때 확보했다.


문제는 롯데바이오의 처지가 경쟁사와 다르다는 점이다. 항체의약품 CDMO의 선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스위스 론자다. 이들은 이미 수십만 리터급 생산능력을 갖춘 데다 기존 고객과의 계약도 두텁다. 수주 물량이 뒷받침되니 공장을 늘리는 것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다르다. 수주 물량을 확정하기도 전에 공장부터 올린 후발주자다. 대형 공장을 채울 상업 수주 확보가 최대 과제로 남는 이유다.


롯데바이오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투자 비용과 신주 발행 등이 반영돼 기업가치가 낮아진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이는 사업 진행 단계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며 "본질적인 사업가치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공장 가동과 매출이 본격화됨에 따라 기업가치도 그에 맞춰 평가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보라 기자 (simplyh@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