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리스크 덜어낸 ‘극우 아이콘’ 르펜, 프랑스 대선 출마 선언
입력 2026.07.08 05:06
수정 2026.07.08 07:18
피선거권 회복 직후 출마 선언…극우 첫 집권 도전
마린 르펜 프랑스 국민연합(RN) 의원이 7일(현지시간) 횡령죄 항소심 법정에 들어서고 있다. ⓒAP/뉴시스
프랑스 극우 정치인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의원이 내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유럽의회 자금 유용 사건으로 한때 대선 출마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항소심에서 공직 출마 금지 기간이 대폭 줄어들면서 다시 대권 경쟁에 뛰어들게 됐다.
프랑스 TF1 방송에 따르면 르펜은 7일(현지시간) 인터뷰에서 "나는 2027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것"이라며 "대법원에 상고할 예정이며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그는 "프랑스 국민이 자유롭게 후보를 선택할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파리 항소법원은 르펜의 유럽의회 자금 유용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형량을 일부 감경했다. 1심에서 내려졌던 5년간의 피선거권 박탈은 45개월로 줄었고, 이 가운데 30개월은 집행이 유예됐다. 이미 15개월이 경과한 만큼 르펜은 2027년 대선 전에 피선거권을 회복할 수 있게 됐다.
다만 법원은 징역 3년형 가운데 2년은 집행유예, 나머지 1년은 전자발찌를 착용한 상태에서 가택 구금 형태로 복역하도록 판결했다. 르펜은 당초 전자발찌를 착용해야 한다면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상고가 진행되는 동안 해당 조치의 집행이 정지될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출마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르펜은 이번 인터뷰에서 자신의 최측근인 조르당 바르델라 국민연합 대표와의 역할 분담도 제시했다. 그는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바르델라를 총리로 임명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는 그동안 제기됐던 '후계자 교체론'을 일축하면서도 당내 결속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르펜은 2012년과 2017년, 2022년 대선에 이어 네 번째 대권 도전에 나선다. 여론조사에서는 국민연합이 여전히 프랑스 주요 정당 가운데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연임 제한으로 2027년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이번 선거는 프랑스 최초의 극우 정권 탄생 여부를 가를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유죄 판결을 받은 후보라는 점과 향후 대법원 판단, 전자발찌 착용 여부 등이 선거 과정의 주요 변수로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