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파트 공급 딜레마①] 전세난에 빌라 착공도 ‘뚝’…무주택자 갈 곳 더 줄었다
입력 2026.07.16 07:00
수정 2026.07.16 07:00
수도권 아파트 전세 감소에 비아파트 카드 꺼냈지만
연간 비아파트 공급 물량, 5만가구서 2만가구 이하로 ‘뚝’
공급 기반 회복 ‘아직’, “수요 유인책부터 고민해야”
ⓒ데일리안 DB
수도권 주택 공급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공급 시차가 짧은 비아파트가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수요 위축과 사업성 악화 등이 맞물리며 공급 확대가 쉽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매입임대를 통한 신축 비아파트 공급 역시 착공까지 적지 않은 난관을 겪고 있다. 비아파트가 실질적인 단기 공급 대안으로 기능을 할 수 있을지, 공급을 가로막는 문제와 정책 과제를 짚어본다.<편집자주>
수도권 전월세 시장의 불안이 커지면서 비아파트가 단기적인 공급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아파트 입주 물량 감소와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등으로 전세 매물이 줄자 정부도 공공과 민간을 활용한 비아파트 공급 확대에 나섰다. 다만 정작 비아파트의 공급 여건 역시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16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수도권 비아파트 인허가 및 착공 물량은 2023년을 기점으로 급감한 뒤 회복세가 제한적인 상황이다.
수도권 비아파트 인허가 물량은 지난 2020년 5만8610가구, 2021년 6만7918가구, 2022년 4만9236가구 등 연간 5만가구 안팎을 유지했다.
하지만 2023년 1만8592가구로 줄어든 뒤 2024년 1만4669가구, 지난해 1만5046가구 수준에 머물렀다.
착공 실적은 더 저조하다. 수도권 비아파트 착공 물량은 2020년 5만8624가구, 2021년 6만2552가구, 2022년 4만6492가구 등 연간 5만~6만가구 규모를 보였지만 2023년 1만8122가구로 급감했다.
이후 2024년 1만3548가구, 지난해 1만3747가구에 그쳤고, 올해 1~5월 누적 착공 물량도 5991가구에 그쳤다.
비아파트 공급 필요성은 갈수록 커지는 분위기다. 최근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서 아파트 입주물량 감소와 규제지역 확대 영향이 맞물리며 전세 매물이 빠르게 줄고 있어서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전날(7월15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4672가구로 1년 전 대비 16.7% 감소했다.
같은 기간 경기 아파트 전세 매물은 무려 47.1% 급감한 2만3409가구로 나타났다. 1년 새 전세 물량이 반토막난 것이다.
신규 전세 공급을 뒷받침할 아파트 입주물량도 충분치 않다. 한국부동산원과 부동산R114가 공동 집계한 올해 서울 공동주택 입주예정물량은 2만7158가구로 지난해 대비 41.8% 감소했다.
내년에는 이마저도 1만7197가구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수도권 내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도 전세매물 감소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토허구역 내 주택을 매수하려면 실거주 의무가 부과되는 만큼 세입자가 있는 주택을 매수하는 ‘갭투자’가 제한된다.
이 과정에서 기존 전세 매물이 매매 전환 이후 실거주 수요에 흡수되거나, 신규 전세 공급으로 이어지기 어려운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전세 수요는 통상 실거주 기반 수요인 만큼 매물이 줄어들수록 무주택 실수요자의 주거 불안도 커질 수 밖에 없다.
정부가 비아파트 공급 확대 카드를 다시 꺼내든 것도 이 때문이다. 아파트 전세 매물이 부족해지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빌라·다세대·도시형생활주택 등 비아파트로 수요가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정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해 신축매입약정과 기축 비아파트 매입을 확대하고, 이를 공공임대로 공급해 단기 임대주택 물량을 보강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민간 부문에서는 금융 지원과 도시형생활주택 규제 완화 등을 통해 비아파트 공급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비아파트 시장 자체가 이미 위축돼 있다는 점이다. 전세 사기 사태 이후 비아파트에 대한 임차인 선호가 크게 낮아졌고, 분양 및 임대 수요가 줄면서 사업자 입장에서는 신규 사업 추진 유인이 약해졌다.
비아파트가 아파트 전세난을 완충할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공급 기반이 무너진 상태에서는 단기간 내 시장 안정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대부분 주택 수요가 비아파트 보다는 아파트에 집중돼 있다”며 “비아파트는 금융이나 세제 정책을 통해 민간에서 잘 공급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위원은 “빌라는 1년 정도면 빠르게 지을 수 있다”면서도 “매수 수요가 없는데 공급을 어떻게 활성화할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빌라 등 비아파트에 대해선 주택수 제외 등 수요 유인책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비아파트 공급 딜레마②] 빌라 공급 지원해도 살 사람 없다…대출·보증 규제 ‘겹겹’>에서 이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