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나발니 독살 연루 6명 추가 제재…러 "증거 내놔" 반발
입력 2026.07.04 01:04
수정 2026.07.04 01:04
독살 규명 후속 조치…러 과학자까지 겨냥
알렉세이 나발니가 2024년 1월 11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러시아 대법원 심리에서 러시아 최북단 시베리아 지역인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하르프에 있는 IK-3가 제공한 비디오 링크를 통해 드러낸 모습. ⓒ AP/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독살 사건과 관련해 러시아인 6명을 추가 제재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 2월 영국·프랑스·독일·스웨덴·네덜란드가 공동 조사 결과를 통해 나발니가 독극물인 '에피바티딘(epibatidine)'에 의해 살해됐다고 발표한 이후 나온 첫 후속 제재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EU 이사회는 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독극물 개발과 연구에 관여한 과학자와 연구원 등 6명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고 밝혔다. EU는 이들이 나발니의 사망을 초래한 화학물질 개발에 직접 관여했으며, 화학무기 프로그램과 연계돼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이들의 EU 역내 자산은 동결되고 회원국 입국도 금지된다.
에피바티딘은 남미 독화살개구리에서 발견되는 강력한 신경독으로, 극미량만으로도 치명적인 독성을 지닌 물질이다. 영국과 유럽 4개국은 공동 분석 결과 나발니의 체내 시료에서 이 물질이 확인됐으며 러시아 국가기관만이 이를 사용할 능력과 기회를 갖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나발니의 부인 율리아 나발나야도 "남편이 독살됐다는 명확한 증거가 확보됐다"며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반면 러시아 정부는 모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서방 국가들이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정치적 선전"이라고 반박했고, EU를 향해 독살 주장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이번 제재는 EU가 지난달 나발니 박해와 사망에 책임이 있다고 판단한 러시아 판사, 검사, 정보기관 관계자 등을 대거 제재한 데 이은 추가 조치다. 당시 EU는 나발니 사건뿐 아니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 세력과 '그림자 선단' 운영 관계자들까지 함께 제재하며 대러 압박 수위를 높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