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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넷 적으면 어때’ 상대 정면 승부 박살 낸 이정후 정공법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6.06.19 08:07
수정 2026.06.19 08:08

타율 0.325 기록하며 ML 전체 3위

상대적으로 적은 볼넷, 현재 11개

이정후. ⓒ AP=뉴시스

타율은 메이저리그 최상위, 하지만 현대 야구의 중요 지표 중 하나인 OPS(출루율+장타율) 부문에서는 50위 밖.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가 메이저리그 정상급 타격 능력을 과시하고 있음에도 MVP 경쟁에서 거론되지 않는 이유는 단순하다. 안타는 많은 반면, 볼넷과 장타가 적기 때문이다.


이정후는 18일(한국시간) 기준 타율 0.325를 기록 중이다. 메이저리그 전체 3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최근에는 18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가는 등 리그를 대표하는 교타자로 자리 잡았다. 샌프란시스코 현지에서도 이정후의 콘택트 능력을 극찬하고 있다.


실제로 샌프란시스코 지역지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이정후를 두고 "리그 최고 수준의 컨택 능력과 스트라이크존 인식을 갖춘 타자"라고 평가하며 팀 공격 반등의 핵심으로 꼽았다.


하지만 현대 야구에서 타율은 더 이상 절대적인 지표가 아니다.


과거에는 3할 타자가 최고의 타자로 평가받았지만, 현재 메이저리그는 출루율과 장타율을 결합한 OPS를 핵심 지표로 활용한다. 단순히 안타를 치는 능력보다 얼마나 자주 출루하고, 얼마나 큰 타구를 생산하느냐가 더욱 중요하게 평가된다.


아쉽게도 OPS 부문에서는 아쉬움이 남는 이정후다. 출루율은 0.357로 타율(0.325)에 비해 약 3푼 정도 높다. 일반적으로 정상급 타자들은 높은 타율에 더해 상당한 숫자의 볼넷까지 얻어내면서 타율과 출루율의 벌리는 것과 대조된다.


그러나 이정후는 단 11개의 볼넷만 얻어내는 중이다. 특히 타격감이 절정에 달했던 지난 5월에는 한 달간 고작 1개의 볼넷을 골랐고, 이는 6월에도 마찬가지다. 즉, 두 달 동안 이정후가 얻어낸 볼넷은 단 2개다.


이렇다 보니 타석당 볼넷 비율은 4.1% 수준으로 메이저리그 최하위권이다. 규정 타석을 채운 선수들 가운데 이정후보다 볼넷 비율이 낮은 선수는 6명이다.


이정후. ⓒ AP=뉴시스

장타력도 수치가 높은 편은 아니다. 이정후는 올 시즌 82개의 안타 중 21개(2루타 15개, 3루타 2개, 홈런 4개)만이 장타로 기록됐다.


따라서 OPS는 0.805로 이 또한 57위에 해당한다. 타율 3위 선수의 OPS 순위라고 보기에는 아무래도 낮은 수치다.


이는 상대 배터리의 접근 방식과도 무관하지 않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은 철저히 확률에 근거해 승부한다. 상대 타자가 홈런과 장타를 생산할 위험이 크다면 볼넷을 감수하면서까지 신중하게 상대하고, 반대로 장타 위협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판단되면 스트라이크존 안으로 과감하게 공을 집어넣는다. 이정후는 후자에 해당한다.


하지만 적극적인 승부는 오히려 상대 투수들 입장에서 독이 된 모양새다. 이정후는 기본적으로 스트라이크존 판단 능력이 매우 뛰어난데 존 안으로 들어오는 공을 정교한 배트 컨트롤로 안타를 만들어내는 중이다.


지난해 이어 시즌 초만 하더라도 강한 구위를 상대하는 데 다소 어려움을 겪었으나 이를 극복한 뒤에는 타격 머신으로 진화한 모습이다. 그러자 최근에는 상대 배터리들도 이정후를 잔뜩 경계하는 볼 배합을 가져가고 있다. 이정후를 향한 정면승부 전략은 오히려 그의 타격 본능을 깨우는 촉매제가 됐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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