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늘린다더니 줄줄이 지연”…공공주택 27곳 사업기간 연장
입력 2026.06.19 07:32
수정 2026.06.19 09:35
짧게는 한달, 길게는 72개월까지 사업기간 연장
공기 연장에 따른 공사비·분양가 상승 압력 우려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올 들어 공공주택 사업의 공사 일정이 잇따라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현장 여건 변화, 공사기간 연장 등으로 사업 일정이 지연되면서 당초 계획했던 주택 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본지가 국토교통부 공공주택건설 사업계획 변경승인 공시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1일부터 6월18일 현재까지 사업기간이 연장된 사업장은 총 27곳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주요 사업장별로 보면 ‘충남도청(내포)신도시 RH-15BL’ 공공주택 건설사업은 사업기간이 올해 12월까지에서 2029년 12월까지로 36개월 연장됐다.
가구 수는 1062가구에서 1298가구로 236가구 늘었고 총사업비도 3244억원에서 6080억원으로 2835억원 뛰었다.
‘석문국가산업단지 내 B-3 블록’은 당초 사업기간이 이달까지였으나 2032년 6월까지로 72개월 늘어났다.
이는 인구 감소와 산업단지 저조한 입주율, 높은 주택 공실률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데 따른 것으로 관측된다.
해당 지구는 국가산업단지 내 공공주택지구로, 산단 내 입주 기업 현황과 주변 도시의 인구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업이 추진된다.
그러나 석문산단이 위치한 당진시 석문면의 인구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산업단지 입주율도 낮아 주택 수요와 분양성이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해당 지구 내 임대주택 공실률이 15~20% 수준에 달하고, 산단 내 민간 주택용지 6개 필지도 아직 매각되지 않은 상태여서 주택 수요 확보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사업 주체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 관계자는 “해당 사유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착공이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다양한 방면으로 방안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흥거모 A-5블록’의 사업기간도 2027년 3월에서 2029년 9월로 30개월, ‘A-6블록’은 2028년 12월까지에서 2029년 7월까지로 7개월 연장됐다.
A-5블록은 연약지반 처리 작업 등으로 착공 시기가 조정됐고, A-6블록에서는 파일 항타공사 등을 위한 지반 개량 작업과 휴무일 등을 고려해 실제 작업 가능 일수를 재산정하면서 사업기간이 늘어났다.
‘고양창릉 S-3, S-4블록’ 역시 사업기간이 2030년 3월로 각각 15개월씩 연장됐다.
이는 이주·철거 절차 지연으로 착공 시점이 순연된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다 안전·환경 규제 강화와 폭염 등 이상기후 증가, 콘크리트 타설 기준 강화 등을 반영해 공사기간 산정 기준이 조정되면서 추가 공기가 반영됐다.
또한 실시설계 과정에서 기초공사와 흙막이 공사 등 현장 여건 변동 사항이 확인되면서 사업기간이 더욱 늘어났다.
문제는 사업기간이 길어질수록 실제 주택 공급과 입주 시점도 뒤로 밀릴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공사기간 연장에 따른 인건비와 자재비, 금융비용 등이 늘어나면서 공사비가 증가할 수 밖에 없고 이는 분양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4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6.88로 전년 동월 대비 4.4% 올랐다. 이는 지난 2023년 3월(4.8%) 이후 약 3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폭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주택 공급은 장기적인 계획 아래 추진되는 사업”이라며 “일부 공공주택 사업 일정이 조정된다고 해서 당장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최근 임대 물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추가 공급이 제때 이뤄지지 못하면 시장의 공급 부족 우려를 키우는 가중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