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통'으로 넘겼다간 큰일…당신 몸에 숨어 있던 이 바이러스 [김효경의 데일리 헬스]
입력 2026.06.17 05:00
수정 2026.06.17 05:00
몸 한쪽에 나타나는 통증이 대표적인 초기 신호
환자 76만명 넘어…젊은층 발병 사례도 증가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따뜻한 날씨와 함께 야외 활동이 늘면서 피로와 근육통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몸 한쪽에만 타는 듯하거나 찌르는 듯한 통증이 지속된다면 대상포진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대상포진은 발진보다 통증이 먼저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초기 증상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1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대상포진 환자는 2020년 72만4022명에서 2024년 76만2709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4년 기준 남성 환자는 29만6039명, 여성 환자는 46만6670명으로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약 2배 가까이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대상포진은 단순 피부질환이 아닌 신경을 침범하는 바이러스 감염 질환이다. 과거 자연 감염 후 신경절에 잠복해 있던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면역력 저하 시 재활성화되면서 발생한다. 바이러스가 신경을 따라 이동하며 염증을 일으키기 때문에 피부 병변이 나타나기 전부터 해당 신경 분절을 따라 통증이나 감각 이상이 먼저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정연정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대상포진은 신경절에 잠복해 있던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면역력 저하 시 재활성화되면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초기 통증이 매우 특징적”이라며 “당뇨병 환자나 암 치료 중인 환자는 발생 위험이 높고, 최근에는 과도한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을 겪는 젊은 층에서도 발병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증상은 피부 발진보다 먼저 나타나는 통증이다. 몸 한쪽에 국한된 타는 듯한 통증이나 찌르는 듯한 통증, 감각 이상이 발생한 뒤 1~3일, 길게는 7일 이내에 붉은 발진과 수포가 나타난다. 발진은 주로 신경 분절을 따라 몸통이나 얼굴 한쪽에 띠 모양으로 생긴다. 이후 수포 발생 7~10일 뒤 가피가 형성되며, 대체로 2~3주에 걸쳐 회복된다.
진단은 주로 임상 양상을 통해 이뤄지며, 필요에 따라 PCR 검사를 시행한다. 다만 발진이 나타나지 않거나 병변이 미미한 무포진 대상포진도 있어 환자의 증상과 병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치료의 핵심은 항바이러스제다. 발진 발생 후 72시간 이내에 투여할수록 치료 효과가 높고 신경 손상과 합병증 위험을 줄일 수 있다. 통증 완화를 위해 진통제를 함께 사용하며 환자의 증상 정도에 따라 치료 방법을 결정한다.
정 교수는 “대상포진은 치료 시점이 빠를수록 신경통 등 합병증 발생 위험을 줄일 수 있다”며 “초기 통증을 단순 근육통으로 오인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아 의심 증상이 있다면 신속히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상포진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합병증은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다. 피부 병변이 회복된 뒤에도 수개월에서 수년간 통증이 지속되는 질환으로, 손상된 신경계의 비정상적인 통증 신호 때문에 발생한다. 특히 고령일수록 발생 위험과 통증 강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만성 통증은 수면 장애와 우울감 등을 유발해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
정 교수는 “만성 신경통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조기 치료와 예방접종”이라며 “50세 이상 성인과 18세 이상 면역저하자는 백신 접종을 통해 발병 위험을 낮추고, 발병하더라도 신경통으로 진행될 가능성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도입된 재조합 백신은 고령층에서도 90% 이상의 예방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적극적인 접종이 권장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