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프린세스’ 태국 공주, 3년 반 혼수상태 끝에 별세
입력 2026.06.12 20:51
수정 2026.06.12 20:51
2020년 11월1일 태국 방콕 왕궁(그랜드 팰리스)에서 열린 불교 의식에 참석하기 위해 도착한 팟차라끼띠야파 나렌티라텝파야와디 공주가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 AFP/연합뉴스
‘검사 프린세스’로 불리며 태국민의 국민적 사랑을 받았던 팟차라끼띠야파 나렌티라텝파야와디 공주가 3년 6개월에 걸친 혼수상태 끝에 별세했다. 47세.
미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태국 왕실은 1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마하 와찌랄롱꼰 국왕(라마 10세)의 맏딸 팟차라끼띠야파 공주가 전날 오후 7시48분쯤 방콕 쭐랄롱꼰 병원에서 평화롭게 눈을 감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복강 내 감염과 합병증으로 병세가 급격히 나빠졌다”고 덧붙였다. 왕실은 지난달 21일에도 공주가 지난 4월부터 감염에 따른 합병증을 겪으며 상태가 악화됐다고 밝힌 바 있다.
공주는 2022년 12월 반려견과 운동하던 중 갑자기 쓰러진 뒤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당시 의료진은 심장 근육에 발생한 마이코플라스마 감염이 심각한 부정맥을 유발한 것으로 진단했다. 그는 마하 와찌랄롱꼰 국왕과 첫번째 부인 소암사왈리 공주 사이에서 태어났다. 태국 명문 탐마삿대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미 코넬대에서 법학 석·박사 학위를 받은 뒤 검찰청 검사로 근무했고, 오스트리아 주재 태국대사와 유엔 마약범죄사무소(UNODC) 동남아 법치주의 친선대사 등을 지냈다.
특히 여성 수감자와 임신 수감자의 권익 보호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대중적 인지도를 쌓았다. 2021년에는 왕실 경호사령부 참모장에 임명돼 장군 계급을 받았다. 법조인과 외교관, 군 지휘관 경력을 두루 갖춘 왕실 인사라는 점에서 태국 내에서는 ‘검사 프린세스’로 불리며 태국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12일 태국 왕궁 앞에서 태국 왕실 지지자들이 이날 숨진 팟차라끼띠야파 나렌티라텝파야와디 공주의 사진을 들며 공주를 추모하고 있다. ⓒ EPA/연합뉴스
특히 유력한 왕위 계승 후보로 거론됐던 인물인 만큼 태국 왕실의 후계구도가 안개속에 휩싸였다. 국왕은 아직 공식 후계자를 지명하지 않았다. 태국 왕위는 남성이 계승해 왔지만 1974년 헌법개정으로 여성도 즉위가 가능하다. 능력과 대중적 인지도를 모두 갖춘 파차라키티야파 공주는 차기 군주 또는 섭정 후보로 꾸준히 거론됐다.
국왕에게는 7명의 자녀가 있지만, 두번째 부인 수자린 비바차라웡세에게서 얻은 네 아들은 국왕과 수자린의 이혼 후 1996년 왕실에서 배제된 뒤 미국에서 생활해 왔다. 현재 세번째 부인 소생인 디팡꼰 왕자가 사실상 후계자로 여겨지지만, 역량을 둘러싼 의문이 제기돼고 있다. BBC방송은 “공주의 죽음으로 태국 왕실은 가장 유능하고 대중적 인기를 누렸던 이를 잃었다”며 “왕위 계승 문제는 다시 불확실성에 휩싸이게 됐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