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현장] "치맥 대신 커피"…평일 오전 경기, 월드컵 소비 공식 바꿨다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입력 2026.06.12 15:07
수정 2026.06.12 15:17

배달존은 한산, 편의점 봉투 든 응원객들 곳곳서 목격

평일 오전 경기 편성에 응원 소비 행태도 변화

유통업계, 낮 경기 맞춤 전략 가동

12일 뚝섬한강공원에서는 서울시 미래한강본부가 주최한 '한강플플 북중미 월드컵 팝업'이 열렸다.ⓒ데일리안 남가희 기자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체코전이 열린 12일 오전 서울 뚝섬한강공원. 평일 오전에 열린 경기답게 응원 문화도 달라졌다.


과거 월드컵 거리응원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배달 주문 행렬은 찾아보기 어려웠고, 대신 커피와 음료를 즐기거나 편의점과 마트에서 미리 준비한 먹거리를 챙겨온 응원객들이 행사장을 채웠다.


이날 뚝섬한강공원에서는 서울시 미래한강본부가 주최한 '한강플플 북중미 월드컵 팝업'이 열렸다. 행사장에는 대형 LED 전광판이 설치돼 경기 생중계가 진행됐으며, 응원객들이 돗자리와 캠핑의자를 펼쳐놓고 간단한 식음료를 즐기며 경기를 관람할 수 있도록 공간이 마련됐다.


경기 시작 약 1시간 전인 오전 10시께부터 입장을 기다리는 시민들의 줄이 길게 늘어섰다. 대부분은 친구들과 응원장을 찾은 20·30 남성들이 주를 이뤘으며, 가족, 연인 단위 방문객도 심심찮게 눈에 띄었다.


행사장 인근 저가 커피 전문점에서 음료를 구매한 뒤 응원장을 찾는 이들이 눈에 띄었다. ⓒ데일리안 남가희 기자

평일 대낮에 열린 경기인 만큼 응원 풍경도 과거 월드컵 거리응원과는 사뭇 달랐다. 저녁 경기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배달 치킨 대신 커피와 음료, 간단한 간식을 즐기는 응원객들이 많았다.


특히 행사장 인근 저가 커피 전문점에서 음료를 구매한 뒤 응원장을 찾는 이들이 눈에 띄었다. 커피를 손에 든 채 입장을 기다리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23살 대학생 A씨와 B씨는 "아무래도 점심이고 뒤에 일정도 있다 보니 주류를 먹기는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어서 커피를 택했다"고 말했다.


28살 대학생 C씨 또한 "즉흥적으로 응원전에 참여하게 됐다. 그래서 달리 배달음식을 주문할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했다.


배달보다 인근 편의점과 패스트푸드 매장, 마트 등을 이용하는 응원객들도 많았다. 실제 한강공원 내 배달 수령 구역인 '배달존'은 경기 전후 1시간 동안 이용객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한산했다.


한 부부는 "응원 행사장에서 음식을 먹을 수 있다고 해서 취식 가능한 음식을 간단하게 준비해 왔다. 근처 CU에서 맥주와 과자 등을 샀다"고 밝혔다.


친구와 함께 응원 현장을 찾은 20대 남성 D씨와 E씨는 닭강정과 맥주를 미리 준비해 왔다고 밝혔다.


이들은 "응원하면서 음식을 먹을 수 있다고 해서 집 근처 마트에서 닭강정을 구매했다"며 "맥주는 예전에 중국에서 사 온 칭다오 맥주를 가져왔다. 배달을 시켜 먹기보다는 간단하게 준비해 오는 게 편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비교적 한산한 뚝섬 한강공원 배달 수령 지역. ⓒ데일리안 남가희 기자

이처럼 이번 월드컵은 경기 시간이 평일 오전대로 편성되면서 응원 문화와 소비 행태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우리 대표팀 조별리그 경기는 ▲12일 오전 11시 체코전 ▲19일 오전 10시 멕시코전 ▲25일 오전 10시 남아프리카공화국전 등 모두 평일 오전에 열린다.


이에 업계도 과거 야간 경기 중심의 마케팅에서 벗어나 집관족과 사내 응원족, 거리응원 참가자들을 겨냥한 맞춤형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 월드컵의 대표적 수혜 업종으로 꼽히는 편의점 업계는 거리응원이 이뤄지는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관련 상품 물량을 확대하는 한편, 집관족과 사내 응원족을 겨냥한 마케팅에도 힘을 싣고 있다.


GS25는 경기 전날 치킨에 50% 할인 혜택과 인기 맥주 7종에 대해 6캔 1만2000원 행사를 진행한다.


CU는 대용량 치킨 3000원 할인, 캔맥주 번들 최대 60% 타임어택 할인을, 세븐일레븐은 카카오페이머니 결제 시 후라이드 한 마리 30% 할인, 맥주 번들 10% 할인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맥주와 음료, 치킨, 피자 등 경기 관람 수요가 높은 상품군을 중심으로 물량을 확대 운영할 계획"이라며 "특히 낮 경기 특성을 고려해 무알코올 맥주와 탄산음료, 생수 등 음료류 재고를 충분히 확보했다"고 말했다.


치킨업계는 일제히 영업시간을 앞당기며 '브런치 치맥' 수요 잡기에 나섰다. 집에서 경기를 시청하는 집관족은 물론, 회사와 학교 등에서 단체 응원을 즐기는 소비자들을 겨냥한 것이다.


치킨업계 관계자는 "회사나 학교 등에서 단체로 경기를 관람하려는 수요가 이어지면서 일부 매장에서는 오전부터 단체 주문을 준비하고 있다"며 "경기 시간에 맞춰 조기 영업에 나서는 가맹점들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주류업계는 낮 경기 특성에 맞춰 논알코올 제품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오비맥주는 경기 당일 서울·수도권 주요 스포츠펍에서 '카스 뷰잉펍'을 운영한다. 평일 오전 경기라는 점을 고려해 현장 시음용으로 일반 맥주와 함께 '카스 0.0', '카스 레몬 스퀴즈 0.0' 등 논알코올 제품을 함께 배치하며 관련 수요 공략에 나섰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평일 오전 경기인 만큼 과거 심야 경기와 같은 수준의 주류 소비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응원하는 문화 자체가 소비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을 네이버에서 지금 바로 구독해보세요!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