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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키운 메모리 쏠림…스마트폰 시장 양극화 부르나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입력 2026.06.11 11:03
수정 2026.06.11 11:09

AI 서버가 삼키는 '저전력 D램'…스마트폰업계, 공급 제약·원가 압박 '이중고'

출하량 줄이는 중화권…삼성-애플 중심 '2강 구도' 고착화 우려

애플 아이폰 라인업.애플 홈페이지 캡처

온디바이스 AI 고도화가 스마트폰 경쟁력으로 자리매김한 가운데, 이를 뒷받침할 저전력 메모리(LPDRAM)의 수급 불안과 가격 상승이 새로운 부담으로 떠오르고 있다.


AI 서버까지 LPDRAM 확보 경쟁에 가세하면서 공급 제약, 비용 상승 압력이 심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프리미엄 제품 비중이 높고 원가 상승을 흡수할 여력이 있는 애플·삼성전자와 달리 중저가 제품 중심의 제조사들은 수익성 방어 부담이 커져 시장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1일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2028~2030년 AI 서버 생태계가 스마트폰을 제치고 전 세계 최대 LPDRAM 단일 수요처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LPDRAM은 온디바이스·모바일 기기에 쓰이는 저전력(저전압)용 D램을 말한다.


AI 서버 시장에서 전력 효율성과 데이터 전송 성능이 중요해지면서 LPDRAM 채택이 더 이상 모바일 기기 중심으로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LPDRAM 수요가 스마트폰 720억Gb(기가비트), AI 서버 300억Gb 수준에서 내년에는 각각 790억Gb, 500억Gb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AI 서버 수요 증가 속도가 스마트폰을 크게 웃돌면서 수급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실제 하나증권은 2026년 하반기 엔비디아의 베라 루빈(Vera Rubin) 플랫폼 출시 이후 2027년 약 60억4100만GB(기가바이트)의 LPDRAM5X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스마트폰 2강인 애플과 삼성전자의 합산 수요(56억9000만GB)에 준하는 수준으로, 스마트폰뿐 아니라 AI 서버까지 LPDRAM 수요 경쟁에 뛰어들면서 공급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AI 서버가 LPDRAM을 대량으로 빨아들이는 사이 스마트폰 업체들은 같은 공급망 안에서 메모리 확보 경쟁을 벌여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문제는 스마트폰 업계 역시 수요를 쉽게 줄일 수 없다는 점이다.


생성형 AI 기능이 확대될수록 메모리 성능과 용량은 사용자 경험과 직결된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AI 연산 성능과 응답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 고사양 메모리 탑재를 지속적으로 늘려야 한다.



스마트폰 및 AI 서버향 LPDRAM 소비 전망ⓒ트렌드포

앞서 애플은 8일(현지시간) 사용자의 개인 맥락을 이해하고 앱을 넘나들며 작업을 수행하는 에이전트형 AI 기능을 공개하며 AI폰 경쟁에 재시동을 걸었다. 이미 갤럭시 S24 시리즈부터 AI폰을 내놓으며 시장을 리드중인 삼성전자와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AI 성능 유지를 위해 고사양 메모리를 확대해야 하는 동시에 가파른 수요에 따른 원가 상승 압박도 감내해야 한다.


업계는 올해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전체적으로 제품 믹스 조정, 가격 인상, 생산량 관리 등을 통해 수익성 방어에 나설 것으로 진단한다.


다만 브랜드별 전략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프리미엄 제품 비중이 높고 그룹 차원의 재무 여력이 있는 애플과 삼성전자는 비용 인플레이션을 어느 정도 흡수할 여력이 있는 반면 중화권 제조사들은 가격 전가 여력이 제한적이어서 부담이 더 커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나증권은 "애플 및 삼성전자가 이번 메모리 가격 상승 구간을 점유율 확대 기회로 활용하고자 하는 전략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중국 및 로컬 중저가 스마트폰 업체들은 2강(삼성·애플) 보다 원가 구조가 취약할 수밖에 없으며 실제 연초 계획했던 출하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고 말했다.



2026년 1분기 스마트폰 제조사별 생산량. ⓒ트렌드포스

이같은 진단은 올 1분기 생산량 지표에서도 드러난다. 샤오미(2600만대), 비보(2200만대), 트랜션(1980만대) 등 주요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1분기 생산량이 전분기와 전년 동기 대비 일제히 감소했다. 저가 메모리 재고 감소, 메모리 가격 상승세로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이들 브랜드를 중심으로 생산 계획을 조정 중이다.


이런 상황을 미루어볼 때 향후 생성형 AI 시대 스마트폰 경쟁은 단순한 기능 고도화를 넘어 핵심 메모리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비용 부담을 관리할 수 있느냐의 싸움으로 옮겨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업계는 LPDRAM 확보력과 원가 흡수 능력이 향후 시장 점유율을 가르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애플·삼성 중심의 프리미엄 진영과 중화권·로컬 제조사 간 격차를 더욱 벌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프리미엄 제품군을 바탕으로 비용 인상 국면에 비교적 잘 대응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삼성의 경우 보급형 모델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이 리스크 측면에서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지적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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