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넘어 유럽까지…'1사 2브랜드' 효과 노리는 HD건설기계
입력 2026.06.08 06:00
수정 2026.06.08 11:08
폴란드 군 조달 시장 첫 진출…노르웨이서도 대형 수주
인도서 생산력 확대·점유율 1위…신흥 시장 기반 강화
현대·디벨론 투트랙 전략…8개 권역 체제로 영업 재편
HD건설기계의 15톤급 디벨론 불도저 ⓒHD건설기계
인도를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온 HD건설기계가 유럽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올해 1월 통합 법인 출범 이후 ‘1사 2브랜드’ 전략을 기반으로 신흥 시장과 선진 시장 등 지역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서는 모습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HD건설기계는 최근 폴란드 군의 궤도식 불도저 조달 사업에서 최종 공급 업체로 선정됐다. 공급 규모는 15톤급 디벨론 불도저 50대로 약 270억원 수준이다. 유럽 국가 군 조달 사업에서 대규모 계약을 따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계약은 미국과 유럽 업체들이 강세를 보이는 시장에서 확보한 수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유럽 각국이 국방력 강화와 군사 인프라 현대화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향후 군납 및 공공 조달 시장 확대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HD건설기계는 차체 높이 조절과 주행 속도 상향, 군용 도장 등 고객 요구 사항을 반영해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오는 11월까지 전량을 납품해야 하는 조건 속에서 생산·공급 능력을 제시하며 계약 체결에 성공했다.
앞서 HD건설기계는 노르웨이의 북유럽 최대 건설장비 렌탈 업체인 렌탈그룹과 200억원 규모의 굴절식 덤프트럭(ADT)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굴착기 중심이었던 제품군을 불도저와 덤프트럭 등으로 확대하며 유럽 시장 내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현대·디벨론 투트랙 전략
올해 1월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의 합병으로 출범한 HD건설기계는 ‘현대’와 ‘디벨론’ 두 브랜드를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
HD건설기계는 현대와 디벨론 브랜드를 앞세워 중동·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과 선진 시장의 지역별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합병으로 편입된 유럽·인도 법인 등 해외 거점도 사업 확대의 기반이다.
신흥 시장 공략의 핵심 거점은 인도다. HD건설기계는 최근 인도 공장의 굴착기 생산능력을 연산 9000대 수준으로 확대했다. 올해 1분기 인도 법인의 분기 생산능력은 2250대로 직전 분기 대비 50% 증가했다. 생산량은 2196대로 설비 가동률은 97.6%를 기록했다.
회사는 오는 2030년까지 인도 굴착기 생산능력을 연산 1만3000대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올해 1분기 인도 지역 매출은 15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했으며, 올해 1월에는 인도 중형 굴착기 시장에서 점유율 22%를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업계에서는 건설기계 업황 회복과 함께 자원국 중심의 수요 개선이 이어지면서 중동과 중남미, 아프리카, 인도 등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향후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 역시 낮은 기저를 바탕으로 성장 흐름이 예상된다.
건설기계 시장은 지역별 수요와 브랜드 선호가 뚜렷한 만큼 특정 지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폭넓은 지역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이 경쟁력으로 꼽힌다. HD건설기계도 올해부터 ▲북미 ▲유럽▲인도 ▲중남미 ▲중동·아프리카 ▲중국 ▲APAC·CIS ▲한국 등 8개 권역 체제로 영업 조직을 재편하고 시장별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HD건설기계 관계자는 “합병 이후에도 브랜드를 하나로 통합하기보다는 각 브랜드가 가진 역사와 강점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브랜드별 고객층과 시장 특성이 다른 만큼 현대와 디벨론 브랜드를 함께 운영하며 영업망을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