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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국제결혼중개업체 직원, 공범 아닌 양벌규정으로 처벌해야"

어윤수 기자 (taco@dailian.co.kr)
입력 2026.06.01 10:02
수정 2026.06.01 10:03

法 "신분 없는 종업원, 양벌규정으로만 처벌 가능"

공소·적용법조 불일치, 석명권 미행사도 파기 사유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데일리안DB

국제결혼중개업체 직원이 결혼중개업법 위반에 가담했더라도 형법상 공범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결혼중개업자 신분을 갖추지 않은 직원은 별도의 양벌규정으로만 처벌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결혼중개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국제결혼중개업체 관계자 A씨 등 3명의 상고심에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의정부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1일 밝혔다.


이들은 모두 경기 부천의 한 국제결혼중개업체 관계자들이다. A씨는 총괄팀장, 그의 아내 B씨는 업체 대표, C씨는 직원이다.


A씨는 베트남 협력업체로부터 현지 여성들의 얼굴 사진과 키·몸무게 등 신체정보가 담긴 USB를 받아 B씨에게 건넸다. B씨는 이를 C씨에게 넘기며 카카오톡 등으로 홈페이지 가입 고객들에게 전송하도록 지시했다. C씨는 지시에 따라 해당 정보를 발송한 혐의를 받는다.


결혼중개업법 제12조는 인종·성별·연령 등을 이유로 차별이나 편견을 조장할 우려가 있는 광고를 금지한다. 위반 시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다만 처벌 대상은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등록한 '결혼중개업자' 신분을 가진 자로 한정된다.


1심은 B씨를 결혼중개업자로 보고 A씨와 C씨를 공범으로 인정해 3명 모두에게 벌금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결혼중개업자를 개인 B씨가 아닌 업체(법인)로 해석해 B씨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A씨와 C씨에 대해서는 형법상 공동정범 규정을 그대로 적용해 벌금형을 유지했다.


대법원은 이 판단에 법리 오류가 있다고 봤다. 신분 요건을 갖추지 않은 A씨와 C씨를 법인의 공범으로 처벌하는 것은 기존 판례에 반한다는 것.


대법원은 이들에 대해 결혼중개업법 제27조의 양벌규정을 적용해야 처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양벌규정이란 법에서 정한 신분 요건을 갖추지 않았더라도 실제 위반행위를 한 종업원 등을 처벌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신분을 이유로 법망을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마련됐으며 정식 처벌 조항보다 낮은 형이 적용된다.


대법원은 또 2심이 검찰에 석명권을 행사하지 않은 잘못도 있다고 봤다. 검찰의 공소 취지가 양벌규정 적용을 전제한 것인지, 아니면 B씨를 결혼중개업자로 보고 A씨·C씨를 공범으로 처벌해달라는 것인지 불분명한 상황이었다. 2심은 이를 검사에게 명확히 하도록 요구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공소사실과 적용법조 사이에 부정합성이 드러나 소송 취지가 명료하지 못한 경우 원심으로서는 석명권을 행사해 이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었다"며 "이를 이행하지 않은 원심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어윤수 기자 (tac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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