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복 또 번복’ 스타벅스…들어보니 이번엔 “물탱크 영감”
입력 2026.05.26 13:36
수정 2026.05.26 13:45
4단계 결재라인도 못 걸러낸 ‘탱크데이’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6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에서 열린 스타벅스 '탱크데이' 사태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스타벅스코리아의 이른바 ‘5·18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과 관련해 신세계그룹이 내부 조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해명 과정에서 제품명 유래 설명까지 바뀌며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26일 서울 강남구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스타벅스코리아 ‘탱크데이’ 논란에 대한 진상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는 전상진 신세계그룹 경영총괄 부사장이 맡았다.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문제의 이번 마케팅은 스타벅스코리아 이커머스팀에서 기획됐다. 실무자가 기안을 올리면 팀장 검토를 거쳐 전략지원본부장과 대표이사가 최종 승인하는 구조였다. 실제 해당 안건은 팀장과 본부장, 대표이사 등 총 4단계 보고 라인을 통과해 확정됐다.
조사 과정에서는 일부 결재자가 디자인 시안이 담긴 이메일 첨부파일조차 열어보지 않은 채 승인한 사실도 확인됐다.
관련 직원들은 조사 과정에서 고의성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세계 측은 “다른 텀블러 홍보 문구인 ‘가방에 쏙’과 라임을 맞추기 위해 인공지능(AI)에 문구를 물어봤다는 취지의 진술도 있었다”고 밝혔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마케팅에 관여한 직원 5명을 직무 배제했으며 손정현 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와 담당 임원은 해임 조치했다고 밝혔다.
온라인상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한 해명도 이어졌다. 신세계 측은 ‘탱크’ 텀블러 명칭과 관련해 “해외 제조사가 실제 물탱크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제품”이라며 “2023년부터 호주와 태국 등 해외에서도 동일한 이름으로 판매돼 왔다”고 설명했다.
제품 용량인 503㎖가 박근혜 전 대통령 수인번호 ‘503’을 연상시킨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17온스를 밀리리터로 환산한 글로벌 판매 기준 표기”라고 밝혔다.
또 미니 탱크 텀블러 출시일이 세월호 참사일인 4월 16일로 정해졌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스타벅스코리아는 당초 4월 20일을 제안했지만 행사 업체 측이 4월 16일로 최종 확정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신세계그룹의 해명이 잇따라 바뀌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특히 제품명 ‘탱크’의 유래를 두고 설명이 달라지며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전 부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탱크 텀블러’ 명칭은 물탱크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제조사 입장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앞서 신세계그룹 측은 CBS노컷뉴스 취재 과정에서 “‘탱크’는 대만 군대에서 사용하는 컵과 모양이 비슷해 네이밍을 착안했다”는 취지로 설명한 바 있다.
당초에는 대만 군용 컵 형태를 반영한 이름이라고 설명했지만, 공식 기자회견에서는 “물탱크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제조사 설명으로 방향이 바뀐 셈이다.
당시 해당 표현은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탱크 투입과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당시 발언을 연상시킨다는 비판이 온라인상에서 확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