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에틸렌·프로필렌 등 '기초유분' 긴급 수급조정 검토…석화 공급망 사수 총력
입력 2026.04.14 11:30
수정 2026.04.14 11:30
이번 주 내 시행 전망…원료 수급 불안 선제 대응
나프타 추경 6744억 투입해 NCC 가동률 70% 회복
양기욱 산업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이 중동전쟁 일일브리핑을 하고 있다.ⓒ산업부
중동 전쟁 상황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에너지 안보 위기가 심화되는 가운데 정부가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붕괴를 막기 위해 기초유분에 대한 '긴급 수급조정 조치' 카드를 꺼내 들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리스크로 나프타(납사) 수급이 어려워지자 산업의 뿌리가 되는 기초 원료를 정부가 직접 관리해 공급망 혼란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양기욱 산업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14일 중동전쟁 일일 브리핑을 통해 "이번 주 내로 에틸렌, 프로필렌, 부타디엔 등 석유화학 기초유분을 대상으로 한 수급 관리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나프타 분해 시설(NCC)에서 생산되는 가장 기본적인 원료들로 수백 가지 하위 제품의 모태가 되는 핵심 성분이다.
양 실장은 "폴리에틸렌(PE)이나 폴리프로필렌(PP) 등 수많은 하류 제품 전체를 통제하기보다는, 실질적으로 관리가 가능하고 산업 전반에 파급효과가 큰 기초유분 단을 관리 대상으로 잡았다"며 "공급망의 '초크 포인트(Choke Point·병목 지점)'가 발생하지 않도록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기초유분의 원활한 생산을 위해 원료인 나프타 수급 지원에도 대규모 예산을 투입한다. 이번 추가경정예산에 반영된 나프타 수급 안정화 예산은 총 6744억원으로 당초 계획보다 2049억원 증액됐다.
최근 국제 나프타 가격이 2배 이상 폭등하면서 국내 석화사들은 채산성 악화로 NCC 가동률을 한때 55% 선까지 낮춘 바 있다. 정부는 이번 추경 예산을 활용해 가격 차액의 일정 비율을 보조함으로써 가동률을 70% 이상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특히 이 지원은 4월 1일부터 소급 적용되어 업계의 자금난 해소와 원료 확보에 즉각적인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기초유분 수급 조정 조치가 시행되면 정부는 물량과 가격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필요시 특정 산업군에 물량을 우선 배정하는 등 강력한 수급 안정화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의료용 포장재, 수액제, 주사기 등 보건의료 품목과 라면·분유 포장재 등 생활 밀착형 품목에 쓰이는 원료가 부족해질 경우, 정부는 석화사와 협의해 해당 제조업체에 필요한 원료를 우선 공급할 수 있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현재 관련 부처 간 TF를 구성해 플라스틱 포장재 등의 수급 상황을 일일 단위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아울러 정부는 현재 5월까지의 대체 원유 1억1800만 배럴을 확보하는 등 에너지 도입선 다변화에 주력하고 있다.
양 실장은 "시장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수급 조정 조치의 구체적인 범위와 일정을 확정해 곧 상세히 설명하겠다"며 "범부처 협력을 통해 산업계가 겪는 수급 애로를 즉각적으로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