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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흥행’ 무색…서울국제도서전 잡음에 담긴 출판계 숙제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6.04.12 08:35
수정 2026.04.12 08:35

15만 관객 동원…흥행 성공한 2025 서울국제도서전

반가움 잠시, 중소출판사들 문제 제기

‘흥행’은 성공했지만, ‘잡음’은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정부의 지원 없이 ‘홀로서기’에 나서며 불거진 ‘공공성’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것이다. 텍스트힙(독서는 힙하다) 열풍의 반가움 이면에 자리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모양새다.


2025 서울국제도서전ⓒ데일리안 DB

출판계에 따르면 서울국제도서전 개최를 앞두고 중·소 출판사들이 “서울국제도서전의 공공성이 심각히 훼손됐다”며 선언문을 발표했다.


우선 이들은 도서전이 ‘공공’임을 언급하며 가능한 한 원하는 참가사 모두가 참여하는 개방성과 수용성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울국제도서전은 규모를 정해 놓고 참가사를 ‘선정’하는 배타적인 방식을 취하고 있다. ‘선정’의 기준과 같은 기본적 정보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러니 특히 책 문화의 다양성을 담보하는 작은 출판사들이 배제되거나 홀대 받는다는 합리적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행사 프로그램 공모 과정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이들은 “참가사 ‘선정’을 하기도 전에 공모를해, 공모에 지원을 하고 참가사로 ‘선정’되지 못하는 참가사들이 노력과 시간을 허비하게 하고 있다. 프로그램 선정 절차와 기준을 공개하지 않는 처사 또한 불투명하고 불공정하다 아니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공공성 문제는 지난해 서울국제도서전이 정부의 국고보조금 없이 ‘홀로서기’를 시작, 주식회사를 설립하는 과정에서도 화두가 된 바 있다. 당시 일부 출판인들은 서울국제도서전이 주주명부 공개, 공청회 등 투명한 절차를 지키지 않고 몇몇 법인과 개인이 지분을 독점했다고 지적했다. 독서생태계 공공성 연대는 서울국제도서전 개막 당일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독서생태계 구성원 모두가 함께 만들어온 행사를 윤철호 출판문화협회 회장을 비롯한 몇 인사가 사유화할 수 있다고 여기는 현실에 참담함을 느낀다며 “서울국제도서전이 생태계 구성원이 모두 함께하는 행사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결국 서울국제도서전이 유료 관객을 유치하고 굿즈로 젊은 층의 니즈를 파고드는 노력 못지 않게, 독자와 출판사를 모두 만족시키는 ‘도서전’ 본연의 의미를 실현하는 것이 과제로 남았다.


이는 출판 시장 전반의 과제이기도 하다. 지난해 도서전 부스를 열고 독자들을 만났던 한 그림책 출판사 관계자는 젊은 관객들이 몰려 도서전이 흥한 것과는 별개로 사전 예매 단계에서 표가 모두 팔리며 ‘다양한’ 관객층이 참여하지 못한 것엔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부모님과 아이가 함께 현장에서 표를 구매해 책을 판매하는 풍경은 보기 힘들어졌다. 그러다 보니, 우리처럼 어린 독자들을 겨냥하는 경우엔 전보다 반응이 저조했다”고 말했다.


나아가 ‘굿즈’ 등으로 책을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것은 반갑지만, 이를 책 구매와 독서율 증가로 ‘연결’하기 위한 노력도 필수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25년 국민독서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성인의 연간 종합독서율은 38.5%, 종합독서량은 2.4권으로 집계됐다. 성인의 종합독서율은 2013년 71%를 기록한 이후 쭉 하락세를 보이긴 했으나, 40%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25년이 처음이다. 20대의 연간 종합독서율만 75.3%로 0.8%p 상승, 텍스트힙 열풍의 긍정적인 여파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그럼에도 그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입증됐다.


서울국제도서전’의 공공성 회복을 촉구하는 출판인들은 출판을 비즈니스 차원에서만 접근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책 문화’는 ‘출판산업’과 ‘독서문화’가 짝을 이룬다. 출판 없이 독서 없으며 독서 없이 출판이 존재할 수 없다. 그러므로 출판산업과 독서문화는 반드시 함께 진흥돼야 한다”면서 이에 출판은 ‘비즈니스’ 차원에서만 접근하는 것이 아닌 국민의 기본권을 받치는 기간산업으로 설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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