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현·구교환·지창욱 총출동…연상호 ‘군체’, 더 지독하고 똑똑해진 K좀비 [D:현장]
입력 2026.04.06 13:21
수정 2026.04.06 13:24
11년 만에 스크린 컴백 전지현 "연상호 감독 팬이었다"
5월 개봉
연상호 감독의 신작 '군체'가 기존 좀비물의문법을 비튼 ‘진화형 감염 서사’로 돌아왔다. 전지현의 11년 만의 스크린 복귀와 함께, 집단과 개인의 충돌이라는 동시대적 공포를 장르 안에 녹여낸 점이 기대를 모은다.
6일 오전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CGV에서는 연상호 감독, 배우 전지현, 구교환, 지창욱, 신현빈, 김신록, 고수가 참석한 가운데 영화 '군체'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군체'는 정체불명의 감염 사태로 봉쇄된 건물 안, 고립된 생존자들이 예측할 수 없는 형태로 진화하는 감염자들에 맞서 벌이는 사투를 그린 영화다.
연상호 감독은 "기존에 내가 작업한 '부산행', '반도'의 재미를 충분히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자 전작들과 다른 새로운 좀비들이 등장하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군체'라는 제목에 대해 "같은 종류의 개체가 많이 모여서 공동의 몸을 이루며 살아가는 집단이라는 단어다. 인간 세계와 닮았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군체'는 전지현이 '암살' 이후 11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해 화제를 모았다. 뿐만 아니라 구교환, 지창욱 등 쟁쟁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연 감독은 "진짜 영화감독이 된 기분이었다 20년 전 연상호에게 가서 알려주고 싶다. 이 배우들과 영화를 찍는다고 하면 안 믿을 것 같다"라고 기쁜 소감을 전했다.
전지현은 극 중 중 생명공학자이자 생존자들의 리더 권세정 역을 맡았다. 전지현은 "오랜만에 영화로 돌아와 설렌다. 평소 연상호 감독의 팬으로, '군체'로 인사할 수 있게 돼 좋다"라며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연상호 감독님이란 이유와 이렇게 훌륭한 배우들과 호흡을 맞출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기 때문"이라고 출연한 이유를 밝혔다.
연 감독은 "전지현 씨와 카페에서 처음 만나 미팅을 하는데 '왜 갑자기 영화가 상영되지' 싶었다. 그 원인을 찾아보니 전지현이라는 배우였다. 그것 만으로도 공기가 영화 같아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지현 씨처럼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는 흔치 않다. 이번에 작업하면서 넓은 스펙트럼의 연기들을 압축해서 보여줘 놀랐다. 시니컬함부터 장난기, 진지함까지 아주 넓은 스펙트럼의 연기를 영화 한 편에 압축해서 보여줬다. 괜히 대배우, 슈퍼스타가 아니라는 걸 느꼈다"라고 전지현을 칭찬했다.
전지현은 생존자들의 리더로서 현장 상황에 녹아들기 위해 노력했다며 "미리 준비하기보다 현장의 생생한 공기를 그대로 받아 연기하는 것이 더 잘 전달될 것 같아 날 것의 느낌을 살렸다. 리더로서 생존자들을 이끌어야 하는데 극 중 현희와 현석 남매를 끝까지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캐릭터와 현실 사이에서 부딪혀 실제처럼 다급함이 터져 나왔다"고 전했다.
또한 함께 호흡한 배우들에 대해 "동갑내기인 김신록 배우를 만나 반성할 점을 많이 배웠고, 색깔 강한 구교환 배우의 반전 귀여움에 놀랐다. 조각 같은 외모에 성격까지 좋은 지창욱 배우와는 다음 작품도 함께하고 있어 행운이라 생각한다"고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구교환은 '반도', '괴이'에 이어 '군체'에서 서영철 역을 맡아 연상호 감독과 다시 손발을 맞췄다. 구교환은 "'반도'에서 서대위를 연기했고, 이번에는 서영철 역을 맡았다. 서씨 빌런 트릴로지 두 번째 작품인데 이번에 잘해야 세 번째까지 탄생할 수 있을 것 같아 책임감이 크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구교환은 "서영철은 본인만의 논리가 뚜렷하지만, 정작 그 논리가 불러올 결과에 대해서는 가보지 못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결과를 찾아 나가는 과정 중 변수를 만나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런 면 때문에 못된 짓도 많이 하게 되는데, 내면이 호기심으로 가득 차 있는 인물이라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덧붙였다.
지창욱은 빌딩 보안팀 직원 최현석 역을 맡아, 감염 사태로 고립된 빌딩 안에서 하반신 장애를 가진 누나(김신록 분)를 지게에 업고 사투를 벌이며 극한의 상황 속에서 무너지지 않는 강인한 의지와 입체적인 감정 변화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창욱은 "누나를 살려야 한다는 마음에 대해서 고민해 연기했다"라고 연기 주안점을 밝혔다.
연 감독은 "지창욱은 캐스팅 원픽 배우였다. 잘생긴 외모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반성하게 만들 정도로 집요하고 진정성 넘치는 배우다"라고 극찬하며 "카메라 워킹 없이 오직 지창욱의 몸놀림만으로 담아낸 롱테이크 액션은 단연 압권"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연 감독은 '군체'만의 차별화된 공포 포인트로 감염자들의 진화 방식을 꼽았다. 그는 "초기 감염 단계에서는 네 발로 기어 다니는 등 기존 좀비보다 원시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수가 늘어날수록 이들이 서로 교류하고 업데이트하며 진화하는 방식이 인간의 성장과는 완전히 다르다"며 "그 진화의 속도와 방식이 관객들에게 거대한 공포와 서스펜스를 선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특히 감염자들의 독창적인 움직임을 구현하기 위해 국내 최고의 무용수들이 의기투합했다. 연 감독은 "직관적이면서도 인간과는 확연히 다른 동작을 만들기 위해 무용수들과 아이디어를 모았다. 인간의 방식을 벗어난 동작들이 주는 기괴함이 액션과 결합해 극적인 재미를 더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배우들의 고충과 끈끈한 호흡에 대한 비하인드도 공개됐다. 하반신 장애를 가진 누나를 업고 사투를 벌이는 지창욱은 "처음에는 와이어를 준비했지만 오히려 동작에 방해가 되어 나중에는 와이어 없이 무술팀의 도움을 받아 촬영했다"며 "누나를 지켜야 한다는 일념으로 지게를 매고 뛰었는데, 생각보다 힘들었지만 김신록 배우가 체중을 워낙 많이 감량해준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에 김신록은 "(지)창욱 씨가 나를 업고 날아다닐 정도로 액션을 너무 잘해줬다. 나는 사실 위에 앉아만 있었던 셈"이라며 "남매 호흡을 위해 현장에서 만나자마자 말을 놓기로 했는데, 창욱 씨 덕분에 아주 만족스러운 신들이 나왔다"고 화답했다.
이를 듣던 연 감독은 "군체에서 지창욱은 사실상 (귀멸의 칼날의) '탄지로' 같은 역할을 완벽히 수행했다"고 비유했다.
연 감독은 '군체'가 단순한 장르물을 넘어 우리 사회의 이면을 투영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10년 전 '부산행'이 당시의 공포를 담았다면, '군체'는 초고속으로 정보가 교류되는 지금 이 시대의 공포를 담았다. 집단 의식이 생명체처럼 변해 개별성이 무력해지는 상황에서, 스스로 외톨이가 될 수 있는 선택권이야말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조건이 아닐까 생각했다"고 메시지를 전했다.
전지현은 "감독님 작품 특유의 어두움과 불편함이 좋았는데, 막상 겪어보니 감독님은 사랑이 충만한 둘째 아들 같은 성격이시라 현장이 정말 밝고 즐거웠다"며 11년 만의 스크린 복귀에 대한 긴장감과 기대를 동시에 내비쳤다. 5월 개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