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GA 넘어 설계사까지 관리 확대…‘제3자 리스크’ 대응 본격화
입력 2026.04.03 07:05
수정 2026.04.03 07:05
운영위험 평가제도 도입 앞두고 내부통제 정비 속도
MOU·평가체계·인수심사까지 판매위탁 관리 다층화
대형 GA 의존 구조 속 실효성·책임 범위는 과제
보험사들이 법인보험대리점(GA)에 대한 관리 방식을 협약 중심에서 평가·점검 중심으로 넓히고 있다.ⓒ연합뉴스
보험사들이 법인보험대리점(GA)에 대한 관리 방식을 협약 중심에서 평가·점검 중심으로 넓히고 있다.
금융당국이 판매위탁 리스크를 보험사의 핵심 관리 항목으로 삼으면서, 일부 보험사는 GA를 넘어 설계사 단위까지 들여다보는 등 외부 판매채널 관리 체계를 재정비하는 모습이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요 보험사들은 최근 GA 판매 위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완전판매와 소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해 내부통제 및 관리 체계 강화에 나서고 있다.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은 최근 GA코리아, 토스인슈어런스 등 대형 GA와 금융소비자보호 관련 업무협약(MOU)을 잇달아 체결했다.
KB손해보험도 토스인슈어런스와 판매 위·수탁 업무 관련 내부통제, 민원 예방·처리, 개인정보 보호 등을 골자로 한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미래에셋생명 역시 주요 제휴 GA 금융소비자보호 책임자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고 민원 대응과 소비자보호 관련 이슈를 공유했다.
보험사별 대응은 단순 협약을 넘어 구체적인 관리 체계로 확산되고 있다.
한화생명은 자회사형 GA 조직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와 한화라이프랩 등을 기반으로 판매위탁 리스크 평가 기준을 마련하고, GA 대상 평가를 추진하고 있다.
현대해상도 최근 대형 GA 23개사를 대상으로 소비자보호 세미나를 열고 영업 관련 주요 민원 사례와 금융소비자보호 내부통제 주요 내용을 공유했다.
일부 보험사는 GA 단위를 넘어 설계사 단위 관리에도 나서고 있다.
롯데손해보험과 동양생명 등은 GA를 대상으로 내부통제, 소비자보호, 민원 대응, 조직 안정성 등을 반영한 정성·정량 평가체계를 도입하거나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ABL생명은 손해율이 높거나 보험금 청구 패턴상 이상 징후가 포착되는 설계사를 ‘유의 설계사’로 분류해 인수심사를 강화하고, 상품별 청약 제한 등 단계적 통제 조치를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지난해 말부터 대형 보험사를 중심으로 시행된 ‘제3자 리스크 관리 가이드라인’이 있다.
가이드라인은 지난해 1월 제6차 보험개혁회의 후속조치로 마련됐으며, 보험사가 GA 등 외부 수탁자에게 판매 업무를 위탁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완전판매, 소비자 피해, 금융사고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도록 한 것이 골자다.
가이드라인에 따라 보험사는 판매위탁 리스크를 전담하는 조직과 내부통제 체계를 갖추고, 불완전판매비율, 민원 발생 건수, 금융당국 제재 이력, 금융사고 발생 여부 등 정량·정성 지표를 활용해 위탁 GA를 평가해야 한다.
평가 결과에 따라 판매 품질이 미흡하거나 금융사고가 반복되는 GA에 대해 제휴 축소 또는 중단 등 조치도 검토할 수 있다.
보험사의 관리 실태는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GA 운영위험 평가제도’를 통해 다시 점검받게 된다.
당국은 보험사의 GA 관리 수준을 평가해 등급을 부여하고, 관리가 미흡하다고 판단될 경우 페널티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이 평가 결과가 지급여력(K-ICS·킥스)비율 등 건전성 지표와 연계될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다만 업계에서는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보험사의 GA 관리 책임 범위와 방식이 보다 구체화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GA가 이미 보험시장의 핵심 판매 채널로 자리 잡은 만큼, 관리 책임 강화만으로는 현장 통제력 확보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GA가 보험시장의 핵심 판매 채널로 커진 만큼 보험사가 내부통제 기준을 요구하더라도 실제 현장에서 이를 일관되게 관철하기는 쉽지 않다”며 “책임 범위와 적용 기준이 보다 명확해지지 않으면 현장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