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3주 더”…미뤄지는 종전, 호르무즈 발 묶인 173명 어쩌나
입력 2026.04.02 16:38
수정 2026.04.02 16:38
트럼프, 이란 전쟁 2~3주 공격 예고
호르무즈 내 한국 선원 173명
끝나지 않는 전쟁으로 위기감 고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뉴시스
종전에 대한 기대가 무너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소 2~3주 동안 이란을 ‘강하게 타격’하겠다고 발언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에 발 묶인 한국 선원들의 고통도 기약 없이 길어지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시각 2일 오전 10시 백악관에서 진행한 대국민 연설에서 “지금까지 이룬 진전 덕분에 오늘 밤 나는 미국의 모든 군사적 목표를 매우 빨리 달성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다”며 “앞으로 2∼3주에 걸쳐 이란에 대해 ‘극도로 강력한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연설 소식에 종전 선언을 기대했던 세계 경제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국 주식 시장도 이날 오후 2시 기준 전일 대비 267.43p(4.88%) 하락했다.
한국은 경제 충격만큼 심각한 문제가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 갇혀 있는 우리 선원들이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1일 오전 7시 기준 호르무즈 해협 안쪽에 발묶인 한국 선원은 총 173명이다. 한국 국적 선박 탑승 선원은 136명, 외국 선박에 탑승한 한국 선원은 37명이다.
전정근 HMM 해원연합노조위원장 지난달 뉴시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예상보다 (중동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선원들은 답답해하는 분위기가 많으며, 확전이 되면 선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걱정도 나오고 있다”고 했다.
전 위원장은 “현재 위협에서 조금은 벗어난 지역에 있지만, 혹시나 확전되면 선박이 타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며 “배 안에 오래 갇히다 보면 안전 문제나 질병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 경우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걱정도 존재한다”고 했다.
한편, 전쟁 장기화 가능성에 정부도 대응 전략을 수정하는 모습이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한국 선박만을 위한 이란과의 일대일 협상은 없다는 입장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방국의 전쟁 참여를 독려하는 상황에서 독자 노선을 걷기에는 부담이 따르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정부 기조가 바뀐 듯한 신호도 감지된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1일 청와대에서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주재하고 “해양수산부와 외교부가 서로 협의해 호르무즈(해협)의 26척이 통과할 수 있도록 노력하라”고 지시했다. 이란과 직접 협상하라는 의미를 포함한 지시로 해석할 수 있다.
참고로 일본, 인도네시아, 태국 등 일부 아시아 국가들은 이란과 개별 협상을 통해 선박 통과를 확보한 상태로 알려졌다.
해수부 관계자는 “호르무즈 내 머무는 선박 26척에 대해 매일 식료품, 식수, 연료유 등 필수물품 잔여량을 확인하고 있다”며 “가능한 4주분 이상 비축을 독려하고, 비축량이 4주분 미만이 되면 수급 계획을 선사로부터 받아 수급 여부 등을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란과 개별 협상에 관해서는 “지금 단기적 대책과 중·장기, 비상 상황에 대한 계획을 선사와 논의하면서 보완 중”이라며 “해협 통과나 무슨 정책적 변화가 있다면 거기에 맞춰 충분히 지원할 수 있도록 사전에 준비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