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정부 교복 정책에 직격탄…형지엘리트 신사업 속도
입력 2026.03.27 06:53
수정 2026.03.27 06:53
학령인구 감소에 가격 규제까지…학생복 시장 구조 변화
스포츠 굿즈·워크웨어 확대하며 ‘탈교복’ 전략 가속
ⓒ형지엘리트
이재명 정부의 교복 가격 관리 강화 기조 속에 국내 교복 업계가 사업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업계 1위 형지엘리트는 전통적인 학생복 사업만으로는 성장 한계가 뚜렷하다고 판단하고 신사업 발굴을 통한 ‘탈(脫) 교복’ 전략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형지엘리트는 최근 스포츠 구단 및 글로벌 축구 클럽과의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스포츠 상품화 사업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 한화이글스, SSG랜더스 등과 협업해 유니폼과 팬 굿즈를 공급하고 있으며,FC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등 유럽 축구 구단과의 IP 계약을 통해 관련 상품도 제작·판매 중이다.
스포츠 사업은 이미 회사 실적의 주요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실제 형지엘리트는 지난해 하반기 매출 881억원, 영업이익 7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9%, 영업이익은 356.3% 늘었다.
실적을 견인한 것은 스포츠 사업이다. 해당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0% 증가한 339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교복(엘리트) 부문 매출은 248억원으로 7.4% 증가하는 데 그쳤다.
형지엘리트는 계약 구단 확대와 대형 스포츠 이벤트 수요 증가 등을 바탕으로 스포츠 사업 규모를 더욱 키운다는 계획이다. 올해는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월드컵, 아시안게임 등 굵직한 스포츠 이벤트가 잇따라 예정돼 있어 내부 기대감도 큰 것으로 전해진다. 형지엘레트는 스포츠 상품화 사업에서만 연간 매출 1000억원 이상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워크웨어 사업도 또 다른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형지엘리트는 기업 유니폼과 산업 현장용 작업복을 공급하는 사업을 확대하며 안정적인 수요 기반 확보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기존 워크웨어 브랜드를 ‘윌비랩(WILLBE LAB)’으로 리브랜딩하고 B2B 중심 구조에서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B2C 판매까지 확대하는 등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해당 브랜드는 2024년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KREAM)에 입점했고, 무신사·롯데온에도 차례로 브랜드숍을 여는 등 온라인 판매망을 지속적으로 넓히고 있다.
신사업 영역은 로봇 산업까지 확장됐다. 형지엘리트는 올해 웨어러블 로봇 사업을 전담하는 자회사 ‘형지로보틱스’를 설립하고 의류 기술과 로봇 기술을 결합한 ‘입는 로봇’ 개발에 착수했다.
웨어러블 로봇은 근력 보조나 재활 지원 등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활용 가능성이 높은 기술로, 향후 워크웨어 사업과의 시너지 창출도 기대되고 있다.
형지엘리트가 이처럼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구조적인 시장 변화가 있다. 저출산 영향으로 학생 수가 빠르게 줄어들면서 교복 시장 자체가 축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전국 초등학교 1학년 수는 29만8178명으로 추산된다. 교육부는 당초 지난해 1월 기준으로 초등학교 1학년 수가 30만명 아래로 내려가는 시점을 2027년으로 전망했지만, 주민등록 인구와 취학률 등을 반영해 감소 시점을 1년 앞당겼다.
정부의 교복 가격 관리 정책 역시 업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교육부는 최근 교복 가격 상한선을 동결하고 전국 학교를 대상으로 가격 실태 조사를 실시하는 등 관리 강도를 높이고 있다. 여기에 정장형 교복 대신 생활형 교복이나 체육복 중심으로 전환을 유도하는 정책도 추진 중이다.
아울러 정부가 대형 브랜드 중심의 과점 구조를 완화하기 위해 지역 소상공인이 참여하는 ‘생산자 협동조합’ 등 새로운 공급 주체 활성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이에 따른 업계 영향도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교복 시장은 학령 인구 감소만으로도 어려움이 큰 상황인데 가격 규제와 공급 구조 변화까지 더해지면 업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결국 기업들은 교복 외 새로운 사업을 찾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