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 주총 시즌 돌입…주주환원 훈풍 속 지배구조 개편은 '온도차'
입력 2026.03.24 14:53
수정 2026.03.24 14:54
우리금융, 임종룡 2기 체제 출범
하나금융, 본격 '청라 시대' 개막
신한·KB도 지배구조 개선할까
주요 금융지주사들의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각 사
주요 금융지주사들의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올해 주총의 핵심 화두는 최고경영자의 연임과 역대급 실적을 바탕으로 하는 주주환원 정책이다.
다만 금융당국이 강력하게 주문했던 지배구조 선진화 부문에서는 각 금융사별로 다소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먼저 주총을 개최한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23일 임종룡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원안대로 승인했다.
국민연금과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들의 찬성 권고에 힘입어 큰 이변 없이 연임을 확정 지었다.
임 회장의 취임 후 증권 및 보험업 진출을 통한 포트폴리오 다각화, 주주가치 제고 등의 성과를 인정받은 결과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정관 변경이다.
우리금융은 대표이사가 3연임에 도전할 경우, 기존 일반결의(참석 주주 과반 찬성)가 아닌 특별결의(참석 주주 3분의 2 이상 찬성)를 거치도록 의결 문턱을 대폭 높였다.
이는 셀프 연임을 경계하는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요구를 수용한 조치로 해석된다.
하나금융지주 역시 이날 주주총회를 열고 상정된 안건을 모두 가결했다.
가장 큰 변화는 본점 소재지의 인천 청라 이전이다.
오는 9월부터 청라 그룹 HQ를 중심으로 컨트롤타워를 이전하고, 여의도는 자본시장, 을지로는 은행, 강남은 혁신금융 거점으로 구축한다.
또 내년부터 전자 주주총회를 병행할 수 있도록 정관을 개정해 주주들의 접근성을 높였다.
소비자리스크관리위원회를 이사회 직속의 '소비자보호위원회'로 격상해 금융소비자 보호 기능을 강화했다.
이승열 부회장과 강성묵 부회장 겸 하나증권 사장의 연임 안건도 통과됐다.
이번 주 주총을 앞둔 신한금융지주 역시 진옥동 회장의 연임 안건을 다룬다.
국민연금이 진 회장 선임에 대해 기업가치 훼손 이력을 이유로 반대 의견을 냈으나, 글로벌 자문사들의 찬성을 바탕으로 업계에서는 무난한 통과를 점치고 있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각각 새로운 사외이사를 합류시키고 기존 이사진을 재선임하며 이사회 진용을 새롭게 꾸릴 예정이다.
올해 주총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배당 정책이다.
KB·신한·하나금융은 이번 주총에서 대규모 '자본준비금 감액 안건'을 나란히 상정했다.
신한금융 9조9000억원, KB금융 7조5000억원, 하나금융 7조4000억원 등의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돌려 배당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방식을 활용하면 주주들은 15.4%의 배당소득세를 면제받을 수 있어 실질적인 수익률이 크게 높아진다.
지난해 선제적으로 해당 제도를 도입한 우리금융에 이어 주요 지주사들이 모두 동참한다는 방침이다.
주주환원 확대라는 성과에도 불구하고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서는 아쉬움이 남는다는 평가다.
앞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은행권의 과감하고 망설임 없는 지배구조 혁신을 강도 높게 주문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주총에서 회장 연임 요건을 강화한 곳은 우리금융 단 한 곳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새로운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편안 발표를 예고한 만큼, 향후 금융권의 추가적인 쇄신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금융권 주총은 비과세 배당 재원 확대와 지배구조의 실행 안건에 집중돼 있다"며 "지배구조 개편안이 곧 발표되는 만큼 향후 움직임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