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주가 부진에 주주들 날선 질의...크래프톤 김창한, 성장 증명 과제 안았다
입력 2026.03.24 13:24
수정 2026.03.24 16:52
부진한 주가에 주주 성토장된 주주총회
김창한 대표 3연임 성공에 방향성 질의
배동근 CFO "주가 부진, 경영진도 답답"
펍지 IP 성장·신규 IP 발굴 노력 재차 강조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크래프톤
"역대 최대 실적에도 주가 흐름이 매우 아쉬운데, 대표님 스스로 생각하시기에 지난 3년간 경영 성과 만족하십니까."
"전에 무능함이 지속된다면 임기가 끝나기 전에라도 은퇴를 각오하고 있다고 하셨는데, 보수도 몇 십억씩 받아가시고 이번에도 연임하시는 이유가 뭔가요?"
크래프톤 주주들이 24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제19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쏟아낸 발언들이다.
이날 주주들은 크래프톤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것에 반해 국내 증시 강세장에서도 주가 부진을 이어가는 것에 강한 불만을 표했다. 이날 오후 1시 20분 기준 크래프톤 주가는 전일보다 3.5% 오른 23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1년 전과 비교해 34.54% 하락했고, 직전 최고가(1월27일, 27만8500원)와 비교해 15.44% 떨어졌다.
이 상황에서 3연임에 성공한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의 경영 전략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드러내며 앞으로 이어질 임기 중 경영 방향성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요구했다.
한 주주는 "지난 임기 동안 역대 최대 실적을 견인하고, 자사주 매입 등 책임 경영을 보여준 점은 감사하나 주가 흐름은 매우 아쉽다"면서 "이는 시장이 크래프톤이 앞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에 대해 무겁게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고 진단했다.
이어 "약속했던 펍지 IP 확장은 속도가 더디고, 지난 3년간 신작 라인업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딩컴 투게더'와 '팰월드 모바일'은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고, '인조이'는 시장 기대치를 온전히 충족시키지 못했다. '서브노티카' 관련 법적 이슈도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고 본다"며 "대표님 스스로 생각하시기에 지난 3년간 경영 성과에 대해 만족하시는지 궁금하다"고 날카롭게 질의했다.
이에 김 대표는 "큰 성과는 펍지 IP가 지속 가능한 프랜차이즈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펍지 IP 기반 신작들도 올해 나올 예정이라 긴 라이프사이클을 가진 IP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본다"며 "주가 및 기업가치에 대한 평가에는 다양한 요인이 반영됐을텐데, 3년 안에 신규 IP를 발굴한 게 없다고 하지만 5개년 성장 계획을 위해 포트폴리오를 넓힌 것이 작년 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0여개 라인업을 개발 중이며 스팀에서 상위 0.2% 수준인 100만장 이상 판매 신작이 두 개나 나온 것은 우리의 방향성이 맞다는 중간 신호"라며 "확장한 라인업이 하반기부터 나올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크래프톤은 '빅 프랜차이즈 IP' 확보에 기반을 둔 5개년 중장기 성장 계획에 따라 신규 프랜차이즈 IP를 발굴하고 있다. 지난해 15명의 주요 제작 리더십을 영입하고 소규모 단위의 제작 구조를 구성하기도 했다.
크래프톤이 24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제19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데일리안 이주은 기자
부진한 주가 흐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김 대표가 80억원 이상의 보수를 받아간 배경에 대한 질문도 제기됐다. 크래프톤 2025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김 대표는 지난해 급여 5억6800만원과 상여 74억5500만원 등 총 80억4000만원을 수령하며 업계 '연봉킹'에 올랐다.
한수영 HR본부장은 "2025년 이전 실적을 반영한 인센티브와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등 다년간의 보상이 특정 시점에 반영돼 단편적으로 높아 보일 수 있다"며 "지난 3년간 펍지 IP와 신작 파이프라인 강화, 비용 구조 개선을 이끌었으며 현재 추진 중인 중장기 전략을 위해서는 경영의 연속성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크래프톤 주가와 코스피 지수 간의 괴리에 대한 질문에 배동근 CFO(최고재무책임자)는 "회사의 펀더멘털 대비 주가가 부진한 부분에 대해 경영진 역시 깊이 공감하고 답답함을 느끼고 있다"고 토로했다.
배 CFO는 "현재 대표작인 펍지 IP가 안정적인 성과를 내며 지속해서 현금을 창출하고 있지만, 시장은 펍지의 성과를 넘어 다음 성장 동력의 가시성을 중요하게 평가하고 있어서 그런 것 같다"며 "신작이 구체화되면 크래프톤 신규 성장동력을 시장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장병규 크래프톤 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이 본인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상정됐는데도 주주총회 현장에 모습을 비치지 않은 것에 대한 질의도 나왔다.
한 주주는 "장병규 이사의 재선임 안건이 상정됐는데 정작 본인이 주주총회에 참석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지, 최근 글로벌 트렌드를 보면 창업자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전문 경영인 체제를 택하는 경우도 많은데 장 이사가 계속 재선임돼야 하는 건지 설명해달라"고 말했다.
한 HR본부장은 "경영상 불가피한 일정 때문"이라며 "일상적 경영은 이미 김 대표에게 위임하고 있으며, 장 의장은 창업자로서 보유하고 있는 산업에 대한 이해,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성장 및 신규 성장동력 발굴 등에 기여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크래프톤은 이날 주주총회에서 김창한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의 건을 포함해 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 사내이사 장병규 선임의 건, 사외이사 김민영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 자기주식 보유·처분 계획 승인의 건 등을 모두 원안대로 의결했다.
김 대표는 "실적 하락이 아닌 통제 불가능한 외부 요인 등으로 주가가 부진한 점은 아쉽지만, 경영진은 시장의 목소리를 겸허히 수용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할 테니 믿고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