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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 가상자산 투자 문 열린다... 5대 거래소, 기업 고객 선점 '각축전'[법인머니를 잡아라①]

황지현 기자 (yellowpaper@dailian.co.kr)
입력 2026.03.11 06:00
수정 2026.03.11 06:00

금융당국 가이드라인 발표 임박에 전용 플랫폼 출범 및 전담 조직 가동

업비트·빗썸 대규모 콘퍼런스 개최... 코인원·코빗은 특화 기능으로 승부



가상자산 법인 시장 개방 논의가 본격적인 제도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시장 선점을 위한 거래소와 커스터디(수탁) 업계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주요 사업자들은 법인 고객 유입 가능성에 대비해 전용 서비스와 보안 체계, 대량매매 기능 등 관련 인프라를 미리 정비하는 모습이다. 향후 제도 윤곽이 구체화될수록 시장 경쟁의 방향과 강도도 한층 선명해질 전망이다. ‘법인 투자 시대’를 앞둔 업계의 준비 상황과 전략을 3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주]



5일 서울 강남구 빗썸 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큰 손이 될 '법인 투자' 시대가 가시화되면서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상장법인의 가상자산 거래 가이드라인 마련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주요 거래소들은 법인 전용 서비스 플랫폼을 잇달아 선보이며 시장 선점에 나서는 모습이다.


금융당국, 제도적 기반 마련 '막바지'... 시장 참여 가시화

10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 허용에 관한 2단계 로드맵인 '금융회사를 제외한 상장법인 및 전문투자자의 가상자산 거래 가이드라인'을 상반기 중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해 5월 비영리법인에 대한 실명계좌 발급을 허용한 이후, 후속 조치로 상장법인 및 전문투자자로 등록한 법인의 시장 참여를 위한 제도적 기틀을 다지는 과정이다.


지난 5일 열린 '디지털자산 법인 시장 개방과 신뢰 인프라 구축 과제 학술 콘퍼런스'에서 홍재선 금융위원회 사무관은 "단순히 법인 참여 시점을 앞당기기보다 디지털자산 2단계 입법 논의와 연계해 견고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최대한 신속하면서도 시장 질서를 해치지 않는 방향으로 참여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업비트·빗썸' 양강 구도, 대규모 콘퍼런스 개최

국내 최대 거래소 업비트는 지난해 12월 '업비트 비즈 인사이트(UBI) 2025'를 통해 기업 전용 서비스인 '업비트 비즈'의 공식 출범을 알렸다. 업비트는 100% 콜드월렛 기반의 커스터디 서비스와 국내 최대의 거래 유동성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현재까지 업비트 비즈에 등록 절차를 마친 법인은 233곳에 달하며, 제휴 은행인 케이뱅크와 협력해 법인 고객층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빗썸 역시 지난해 10월 법인 고객을 위한 대규모 콘퍼런스인 '빗썸 비즈 콘퍼런스 2025'를 개최하며 신규 법인 고객 유치를 본격화했다. 빗썸은 현재 약 200여곳의 법인 고객을 확보했으며, 대량 주문 시 가격 변동 영향을 최소화하는 '시간분할자동주문(TWAP)' 기능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까지 확대 적용했다. 특히 KB국민은행과의 실명계좌 제휴를 바탕으로 전담 매니저가 법인을 직접 방문해 가입을 돕는 1대 1 밀착 케어 서비스를 차별점으로 내세웠다.


'코인원·코빗' 특화 기능으로 차별화... '고팍스'는 대면 영업 주력

코인원은 자금 관리의 유연성에 초점을 맞춘 '코인원 비즈'를 선보였다. 국내 거래소 중 유일하게 자산 분리 기능을 지원해 투자 전략에 따라 계정을 나눠 관리할 수 있도록 했으며, API 고객에게 국내 최저 수준인 0.02%의 수수료율을 적용해 비용 효율성을 높였다.


코빗은 신한은행과의 협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내부통제와 보안을 대폭 강화한 '코빗 비즈'를 정식 출시했다. 관리자와 사용자 계정을 분리해 입출금 권한을 제한하고, 공동인증서 로그인을 통해 보안 리스크를 줄였다. 아울러 자산 예치 중에도 거래가 가능한 '자유형 스테이킹' 서비스를 준비하며 법인의 자산 운용 효율을 극대화했다.


반면 고팍스는 별도의 브랜드 출시 대신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다. 당국의 가이드라인이 확정되기 전까지 전문 인력을 통한 대면 상담 위주로 대응하며 예비 법인 고객들의 요구를 청취하고 있다.


가상자산거래소들이 법인 투자자 확보에 나서는 동시에 내부통제 및 보관 안정성 확보에도 신경써야 한다는 점도 과제로 거론된다. 가상자산 특성상 해킹이나 오입금, 관리 부실 등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만큼 상장사와 주주 입장에서는 투자 수익성 못지않게 자산 관리 체계의 신뢰성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법인 고객은 수익성보다도 자산을 얼마나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지, 내부적으로 어떤 통제 장치를 둘 수 있는지를 더 면밀히 본다"며 "거래소들도 그간 각종 사고를 계기로 지급·출금 프로세스, 이상거래 모니터링, 권한 분리, 콜드월렛 보관 등 전반적인 내부통제 체계를 계속 고도화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황지현 기자 (yellowpap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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