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기름값 바가지'에 '최고가 지정' 지시…"돈이 마귀라지만 너무 심해"
입력 2026.03.06 00:00
수정 2026.03.06 00:00
李, 임시 국무회의 열고 '중동 사태' 여파 긴급 점검
"아침·저녁 다른 휘발유 값…매점매석 단호 대응"
"자본시장 불안 차단 위해 '100조원 안정 프로그램' 집행"
"가짜뉴스 유포·시세 교란 등 범죄 행위, 철저히 차단하라"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중동 정세가 급격히 악화하면서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폭등하자 '최고가격 지정' 등 강력한 대책을 주문했다. 또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 급등락 등 금융시장이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자 100조원 규모의 시장 안정 프로그램을 신속히 집행해 자본시장의 불안을 차단하도록 했다.
이 대통령은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이튿날인 5일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임시 국무회의에서 "유류 공급에 관해서는 아직까지 객관적으로 심각한 차질이 벌어진 것도 아닌데 갑자기 주유소 휘발유 가격, 유류 가격이 폭등했다고 한다"며 "아침·점심·저녁 가격이 다르다고 하고 심지어는 리터(L)당 200원 가까이 올리는 곳도 있다고 한다"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국제유가 상승이 있긴 하지만 (현재) 국내에 실질적 영향을 아직 미치지 않는 상태"라며 "어려운 시장 환경을 악용해서 매점매석이나 불합리한 폭리를 취하려는 시도는 강력하게 단속하고 이에 대해서 단호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아무리 '돈이 마귀'라고 하지만 조금 심하지 않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휘발유 가격에 바가지를 씌우는 행위에는 엄중 대응하라"며 "최고가격을 일률적으로, 전국적으로 지정하기 어렵다면 지역별·유류 종류별로 적용하는 등 현실적 방법을 찾아 신속하게 지정하도록 해달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또 영업정지·담합 조사 등 기존 제재 조치를 넘어 과태료·과징금 등의 경제 제재 방안을 검토하라고 주문했다고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이 춘추관 브리핑에서 전했다. 이 대통령은 주유소 신고제 등을 개선하거나 영업정지 기간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식의 근본적인 사고 전환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807.1원, 경유는 1785.3원으로 집계됐다.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건 지난 2022년 8월 12일(1805.9원) 이후 3년 7개월 만이다. 통상 국제유가 변동은 1~3주 시차를 두고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되지만, 이번에는 시차 없이 가격이 오르면서 담합 의혹이 일고 있다.
이 대통령은 단기 에너지 수급 대책을 넘어 에너지 정책 대전환을 거론하기도 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넘어진 김에 쉬어간다는 말처럼, 에너지 수급처 다각화의 기회로 위기를 활용하고 실물경제 영향은 최소화해야 한다'고 짚었다"며 "이번 기회에 지역에서 생산된 에너지를 지역에서 소비하는 '지산지소 에너지 정책'과 전기요금 차등제 도입 등 산업 체질 변경과 국토 불균형 문제 해결도 고려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또 "주식·환율 등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정부는 자본시장 불안을 사전 차단하기 위해 마련된 100조원 규모의 시장 안정 프로그램을 적절하고 신속하게 집행·관리해 주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이럴 때 기승을 부리는 가짜뉴스 유포 또 시세 교란 같은 범죄 행위도 철저하게 차단하기 바란다"며 "특히 국민경제에 혼란을 조장해서 이익을 취하려는 세력들에 대해서는 무관용의 원칙으로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중동 지역 교민 안전 대책에 대해서는 "필요하면 우방국과 공조하고 군용기, 전세기, 육로 이동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