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역 리더’ 정은경, 오염 백신 논란에 책임론 점화
입력 2026.02.27 07:00
수정 2026.02.27 07:16
1420만회분 유통 과정 관리 공방
정치권 책임 공세 본격화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뉴시스
코로나19 백신 이물질 관리 부실이 감사 결과로 드러나면서 당시 방역 수장이었던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을 둘러싼 책임 공방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단순한 행정 미흡인지, 컨트롤타워 차원의 판단 문제였는지가 핵심 쟁점이다.
최근 감사원은 코로나19 백신 이물 신고 1285건 가운데 일부가 매뉴얼에 따른 통보나 접종 보류 조치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동일 제조번호 백신 약 1420만회분이 유통·접종된 사실도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이물 신고 이후 조치가 적절했는지가 이번 감사의 핵심이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신고가 접수됐음에도 제조사 설명을 토대로 접종을 지속한 사례가 있었다. 문제는 보고 체계와 의사결정 구조다. 이물 신고가 어느 선까지 공유됐는지, 장관에게 보고됐는지, 보고됐다면 어떤 판단이 내려졌는지가 책임 범위를 가르는 기준이 된다.
야권은 즉각 정 장관을 정조준했다. 국민의힘은 위험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적극적 조치를 하지 않았다면 중대한 관리 실패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단순 실무선 판단으로 축소할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관가의 시각은 엇갈린다. 한 정부 관계자는 “이물 신고가 접수됐다면 원칙적으로는 선조치가 맞다. 당시 수장이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롭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방역 신뢰가 정책의 핵심이었던 만큼 절차 준수 여부를 엄격히 따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반면 다른 정부 관계자는 “하루 수십만건 접종이 이뤄지던 당시 상황을 감안해야 한다”며 “신고가 들어올 때마다 동일 제조번호 전체를 즉각 중단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했는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감사 지적을 개인 책임으로 곧바로 연결하기보다는 당시 의사결정 환경 전반을 살펴봐야 한다는 취지다.
정 장관은 코로나19 대응의 상징적 인물로 평가받아 왔다. 방역 성과의 얼굴이었던 만큼 이번 감사 결과가 정치권 공방으로 번질 경우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특히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야권이 책임론을 확산시킬 가능성도 거론된다.
질병청은 “신고된 이물질 백신은 별도 격리 조치했으며 실제 인체 위해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제조사 조사 결과 공정상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감사 지적 사항을 반영해 백신 안전관리 절차를 보완하겠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