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 밖으로 나온 인공지능…피지컬 AI 시대 개막
입력 2026.02.19 06:00
수정 2026.02.19 06:00
AI, 데이터 처리 넘어 현실에서 행동하는 기술로 진화
CES 2026 통해 확인된 로봇·자율모빌리티 중심 패러다임 전환
안전·신뢰·시스템 통합 역량이 피지컬 AI 경쟁력 좌우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바둑판 위에서 이세돌 9단을 꺾었던 알파고가 승리 후 스스로 바둑돌을 정리하고 전원을 끈 뒤 연구실을 나서는 장면을 떠올려 본 적이 있는가. 10년 전 우리가 목격한 인공지능(AI)은 화면 속 데이터와 논리 세계에 머무는 '디지털 천재'였다.
그러나 2026년 현재 인공지능은 모니터를 벗어나 물리적 세계로 확장되기 시작했다. 스스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물건을 배송하는 로봇, 복잡한 도심 교통 흐름 속에서 차선을 바꾸는 자율주행차, 거실에서 수건을 정리하는 가사 로봇까지 AI는 읽고 쓰는 단계를 넘어 현실을 인식하고 판단하며 직접 행동하는 '피지컬 AI'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이 흐름은 차세대 기술 트렌드를 선제적으로 보여주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 전시회 'CES 2026'에서도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올해 CES에서는 로봇과 자율주행차 등이 대표적인 피지컬 AI로서 주목을 받았다.
전시회에서뿐만 아니라 실제로도 제조·물류 현장의 자동화는 물론 가사 지원, 의료 보조 시스템, 농업 및 건설 장비까지 AI가 실제 환경에서 움직이며 작업을 수행하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이런 변화는 단순한 기술 진보가 아니라 AI의 역할 자체가 바뀌고 있음을 의미한다. 디지털AI가 데이터를 분석해 답을 제시하는 데 머물렀다면 피지컬AI는 센서를 통해 환경을 인지하고 상황을 해석한 뒤 제어 시스템을 통해 물리적 행동을 수행한다.
위험을 설명하는 것과 실제로 회피 행동을 실행하는 것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기술이다. 따라서 경쟁력은 알고리즘의 지능이 아니라 현실 환경에서 안전하고 반복 가능하게 동작할 수 있는 시스템 완성도에 달려 있다.
피지컬AI는 '인지–추론–행동'의 연속 구조로 작동한다. 카메라, 라이다, 레이더, 촉각 센서 등 다양한 센서가 환경을 인식하고 AI 모델이 이를 해석해 행동을 계획한다. 이후 제어 알고리즘과 액추에이터가 실제 움직임을 구현한다. 이 과정은 환경 변화에 따라 결과를 다시 학습에 반영하는 폐루프 구조로 작동하며 단순 자동화 시스템과 구별된다.
현실 세계 적용에서 핵심 변수는 신뢰성과 안전성이다. 비·눈·역광 환경에서도 정확한 인지가 이뤄져야 하며 예외 상황에서는 보수적 판단을 통해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
또한 디지털 트윈 기반 시뮬레이션을 통해 수억 회의 상황을 검증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결국 피지컬AI의 경쟁력은 모델의 지능이 아니라 시스템 통합 능력과 현장 적용 안정성에서 결정된다.
산업계는 휴머노이드 로봇과 자율 모빌리티를 피지컬AI 확산의 핵심 축으로 본다.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상호작용하고 복잡한 현실 환경에서 안전하게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 두 분야에서 신뢰성을 확보할 경우 제조, 서비스, 의료, 가정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산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