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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Pick인] ‘코미디언 아닙니다’ 빙판 위 미니언즈, 과리노 사바테 [밀라노 동계올림픽]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6.02.11 14:34
수정 2026.02.11 14:41

'미니언즈' 캐릭터로 변신한 과리노 사바테. ⓒ 연합뉴스

11일(한국시간)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이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가 ‘흥’으로 들썩였다.


노란색 티셔츠와 파란색 멜빵바지를 입은 한 선수가 빙판 위에 등장하자 관객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바로 스페인의 토마스 요렌스 과리노 사바테의 복장과 선곡 때문이었다.


사바테는 인기 애니메이션 ‘미니언즈’ 시리즈의 음악과 코스튬으로 쇼트 프로그램을 소화했다. 특히 생동감 넘치는 표정과 코미디를 연상 시키는 유쾌한 연기는 관중들의 흥과 환호를 이끌어냈다.


결과는 69.80점으로 전체 25위. 24위까지 메달 색이 가려지는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할 수 있어 사바테의 여정은 여기까지였다.


순위와 상관없이 사바테가 큰 주목을 받았던 이유는 이른바 ‘저작권 분쟁’ 때문이었다. 사바테는 이번 올림픽에 앞서 "남자 피겨스케이팅도 충분히 즐겁고 유쾌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미니언즈’로 변신할 것을 예고했다.


하지만 저작권을 보유한 유니버설 픽처스 측이 제동을 걸었다. 음악과 캐릭터 이미지 사용에 대해 엄격한 기준을 들이대며 올림픽 무대에서의 사용을 불허했던 것.


사바테는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시즌 내내 ‘미니언즈’ 프로그램을 연기하며 올림픽 출전권까지 따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란 판단 때문이었다.


결국 사바테는 올림픽 전 자신의 SNS를 통해 "내 인생 가장 큰 대회를 앞두고 프로그램을 바꿀 수밖에 없게 되어 정말 실망스럽다"며 소송까지 갈 뜻이 없음을 내비쳤다.


과리노 사바테 25위에 머물러 프리 진출에 실패했다. ⓒ 연합뉴스

그러자 인터넷 여론이 움직였다. SNS에서는 ‘LetTheMinionSkate(미니언즈가 스케이트를 타게 해달라)’의 해시태그 운동이 벌어졌고 유니버설 픽처스와 음악 감독인 퍼렐 윌리엄스에게 직접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국제빙상연맹(ISU) 또한 중재에 나선 끝에 유니버설 픽처스가 “이번 한 번만 허가한다”라며 승인했다. 쇼트 프로그램 경기 시작 불과 몇 시간 전에 벌어진 일이다.


연기 직후 사바테는 “‘미니언즈’를 올림픽 빙판에서 구현할 수 있어 정말 놀라웠다”며 “처음엔 긴장도 됐지만, 많은 팬들의 응원을 느끼면서 즐겁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음악과 캐릭터를 통해 나 자신을 표현하려 했고, 관중들의 반응이 정말 좋았다”면서 “이번 경험을 통해 내가 얼마나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지 깨달았다. 앞으로도 팬들에게 보답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1999년생인 과리노 사바테는 스페인 최고의 피겨 선수다. 그는 올 시즌까지 스페인 선수권 대회에서 6회 연속 우승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번 밀라노 올림픽이 생애 첫 올림픽 무대였다.


특히 엄숙하고 진지한 클래식 음악 위주의 피겨계에서 비지스(Bee Gees)의 음악이나 원시인 콘셉트 등 유머러스하고 개성 넘치는 프로그램을 선보여 많은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사바테가 연기를 마치자 '미니언즈' 인형이 빙판 위에 떨어지고 있다. ⓒ 연합뉴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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