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당 대외비 문건' 일파만파…한준호 "전 과정 투명하게 공개해야"(종합2보)
입력 2026.02.06 15:26
수정 2026.02.06 15:35
"긴급 의원총회 소집 요구…지방선거 이전 합당 추진 중단"
박홍근 "정청래, 실무 지시하고 문건 보고 받았을 것" 의심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청래 대표에게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제안 중단을 요청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의 '조국혁신당 합당 대외비 문건' 보도 사태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지도부 공개회의에서 성토에 직면한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경위 파악 조사와 엄중 처벌을 지시했지만, 불길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정 대표가 지시를 내리고 문건을 보고 받았을 것이라며, 긴급 의총 소집과 합당 추진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합당 추진 계획 대외비 문건'과 관련해 "만약 보도된 내용이 사실이라면 지금 진행 중인 합당 논의는 당원과 함께 시작한 숙의의 과정이었는지, 아니면 이미 정해진 결론을 향해 절차가 진행돼 온 것은 아닌지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정 대표를 겨냥해 "합당 추진 전 과정의 경위를 당원과 국민 앞에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동아일보 단독 보도에 따르면 당 사무처가 자체 작성한 합당 대외비 문서에는 합당 추진 일정과 방식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조국당에 지명직 최고위원을 배분하는 것과 이달 27일 또는 3월 3일까지 합당 절차를 마무리하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2명씩 '2+2 사전실무협의체'를 가동해 열흘간 사전 협상을 마치고 합당 합의문을 발표하는 계획도 있었다.
한준호 의원은 대외비 문건의 작성 경위와 책임 주체를 투명하게 공개해달라는 요구와 함께 긴급 의원총회 소집도 촉구했다. 그는 "이 사안을 더 이상 한 정치 지도자의 결심에만 의존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방선거 이전의 합당 추진은 지금 이 시점에서 중단해주시기 바란다"며 "당의 미래는 속도로 밀어 붙여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했다.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의 프로세스는 너무 뻔하다"라며 "보나마나 정 대표가 합당 제안을 발표하고 나서 실무 지시를 검토했을 것이고, 실무자들이 만든 문건을 이해찬 전 총리 애도 기간 중이나 혹은 끝난 직후 보고받았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정확한 증거가 있지는 않지만 실무 차원에서 한 것이라고 말하는 데 그칠 게 아니라, 정 대표가 지시를 해서 만들었는지, 보고를 받았는지, 문건에 대해서 뭐라고 언급했는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백번 곱씹어도 (정 대표가 합당을 추진하는) 이 상황이 납득되지 않는다"며 "당내 갈등이 극으로 치닫고 있고 이재명 대통령이 많은 성과를 내는 상황에서 긁어부스럼, 자충수를 만들며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진보 완충 역할을 하는 정당 포지셔닝을 왜 없애려고 하는 건지, 수도권·부울경·2030 중도보수층에 합당은 되게 민감한 사안인데 표 확장을 왜 스스로 거둬들이려고 하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지방선거에서 진짜 이기고 싶다면 근거를 내놓아야 한다. 형식과 절차 없이 일방적으로 하는 건 민주정당이 아니다"라고 일침했다.
한편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문건 공개 파문과 관련해 최고위원들의 정 대표를 향한 성토가 이어졌다.
이언주 최고의원은 "대다수의 유권자들이 안 좋게 생각하는데, 당에서도 반대가 많은데 억지로 강행해서 한다면 (선거가) 좋은 결과가 나오겠느냐"라며 "당장 그만두고 이제 우리는 대통령의 국정을 뒷받침하는 데 집중을 해야 한다. 이제 당장 그만하고 우리가 할 일에 집중하자"라고 촉구했다.
황명선 최고위원은 "설마설마했는데 탈당·징계 이력자에 대해 불이익을 주지 않는 방안, 전북지사 공천권까지 제공하려 했다는 내용도 들어있다고 한다"며 "즉각 합당 관련 모든 절차를 중단하고 관련 문건과 작성자, 작성 경위를 공개할 것을 요구한다"고 가세했다.
강득구 최고위원도 "(정청래) 대표는 (유출된 합당 내부 문건을) 몰랐다고 하지만 진짜 몰랐는지, 작성 시점이 언제였는지, 이에 대해 조국 대표와 논의가 있었는지, 지분 안배가 있었는지 밝혀야 한다"며 "떠도는 얘기로는 혁신당에 특정 광역단체장 공천 안배까지 했다고 들린다. 이 문건이 사실이라면 합당 밀약을 한 것"이라고 의구심을 자아냈다.
그러자 정청래 대표는 "오늘 아침 출근길에 동아일보 기사를 보면서 깜짝 놀랐다"며 "정식 회의에 보고되지도 않고 논의도 실행도 안 됐던 실무자의 작성 문건이 유출되는 일종의 사고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정 대표는 대외비 문건에 대해 전혀 모른다는 듯이 "누가 그랬는지 조승래 사무총장이 엄정하게 조사해달라"며 "이 부분은 책임을 물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