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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통령이 촉발한 '설탕세' 논란…"영유아 단맛 차단이 더 효과적"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입력 2026.02.05 10:57
수정 2026.02.05 11:01

미국 식이지침, 영유아 첨가당 제한 핵심 권고

출생부터 만 4세까지 ‘첨가당 완전 금지’

어린이 식품도 예외 아냐…“올바른 식습관이 우선”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설탕 부담금(설탕세)’ 도입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식품 속 ‘첨가당’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이 대통령은 설탕 사용을 줄이고 그 재원을 지역·공공 의료 강화에 활용하자는 구상을 밝혔지만, 정책 실효성과 과도한 규제 논란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설탕세는 당류가 많이 들어간 식음료에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로, 비만·당뇨 예방을 명분으로 해외 여러 국가에서 시행 중이다. 다만 미국은 세금 부과보다 출생부터 만 4세까지 첨가당 섭취를 전면 제한하는 등 조기 예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내 전문가들도 대체적으로 조기 예방의 효과가 더 크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설탕세가 근본 해법이 될 수 있을지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식품 속 ‘첨가당’ 왜 문제일까?


5일 의료계에 따르면, 올해 1월 발표된 ‘미국 식이지침 2025-2030’은 영유아의 첨가당 섭취 제한을 핵심 권고 사항으로 제시했다.


특히 이번 지침은 기존 권고보다 한층 강화됐다. 2020-2025 지침에서는 2세 미만 영유아에게 첨가당이 포함된 식품을 금지하고, 2세 이상은 하루 총 섭취 열량의 10% 이내로 제한했지만, 새 지침에서는 출생부터 만 4세까지 첨가당을 완전히 피할 것을 명시했다. 보호 기간을 2년 더 확대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영유아 시기의 과도한 첨가당 섭취가 비만은 물론 지방간염, 혈중 지질 이상, 고혈압, 당뇨병 등 다양한 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소아비만과 그에 따른 합병증이 갈수록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는 배경에도 첨가당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류인혁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영유아기는 미각 선호도가 형성되는 결정적 시기”라며 “이 시기에 단 음식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단맛에 대한 강한 선호가 굳어지고, 이는 성인이 된 이후에도 고당류 식습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비만이나 당뇨병은 더 이상 성인만의 질환이 아니다. 이미 소아·청소년기부터 나타나고 있다”며 “어릴 때 단맛에 익숙해진 아이일수록 성장 후에도 단 음식을 지속적으로 찾게 된다”고 설명했다.


어린이 음료·비타민 간식에도 ‘다량 함유’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 설탕이 진열되어 있다. ⓒ뉴시스

문제는 부모들이 ‘건강식’으로 오인하기 쉬운 식품에도 첨가당이 다량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가당 요플레, 딸기맛 우유, 어린이용 유산균 음료, 비타민이나 DHA가 첨가된 어린이 음료와 간식 등이 대표적이다. 탄산음료는 피해야 한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지만, 이들 제품은 ‘칼슘 함유’, ‘프로바이오틱스 강화’ 같은 문구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쉽다는 것이다.


과자와 빵, 시리얼, 젤리 역시 예외가 아니다. 류 교수는 “작은 영양소를 얻기 위해 더 큰 건강 위험을 감수하는 셈”이라며 “미국이 최근 식이지침을 4세까지 첨가당 완전 금지로 강화한 이유도 이 같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번 미국 식이지침의 핵심 메시지는 ‘Eat Real Food’, 즉 ‘가공되지 않은 진짜 음식을 먹자’는 것이다. 신선한 식재료로 집에서 만든 음식에는 첨가당이 거의 들어가지 않으며, 과일에 포함된 천연 당은 첨가당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지침이 두 가지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한다. 첫째는 소아비만과 충치, 비만 합병증 등 직접적인 건강 문제를 줄일 수 있으며 둘째는 평생 지속될 미각 형성을 보호하기 위한 예방 전략이라는 점이다.


류 교수는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식습관을 바로잡는 것이 중요하다”며 “프로바이오틱스나 멀티비타민을 먹이느냐보다, 첨가당을 피하는 기본 원칙을 지키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린이용 음료나 간식이 건강해 보이더라도 첨가당이 들어 있다면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이미 단맛에 익숙해졌더라도 지금 바꾸는 것이 1년 뒤에 바꾸는 것보다 낫다”고 덧붙였다.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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