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부터 은행 점포 통폐합 규제 강화…1km 내 통합도 ‘사전영향평가’ 의무화
입력 2026.02.04 15:00
수정 2026.02.04 15:00
그간 ‘예외 조항’ 활용한 점포폐쇄 차단…절차 적용 대상 전면 확대
지방 점포폐쇄 감점 확대·정보공개 강화…금융접근성 평가 반영
이동점포·은행대리업 병행 추진…대면서비스 공백 보완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한 '금융위원장, 금융소비자의 목소리를 듣다' 간담회에서 다양한 연령․분야의 금융소비자들로 구성된 현장메신저들을 만나 그간 실생활에서 발굴된 건의사항을 청취하고, 현장의 시각에서 개선 방향을 모색했다. ⓒ금융위원회
오는 3월부터 은행 점포를 1km 이내 다른 점포와 통합하는 경우에도 사전영향평가와 지역의견청취 절차가 의무화된다.
그간 점포폐쇄 규제의 사각지대로 지적돼 온 ‘1km 내 통‧폐합 예외 조항’을 사실상 폐지하는 조치다.
금융위원회는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 주재로 ‘금융소비자의 목소리를 듣다’를 주제로 금융 현장메신저 간담회를 개최하고, 은행 점포폐쇄 대응방안을 포함한 금융소비자 보호 정책 방향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은행권은 점포폐쇄 시 사전영향평가, 지역의견청취, 대체수단 마련 등을 거치도록 한 공동절차를 운영해 왔지만, 반경 1km 내 다른 점포와 통합하는 경우에는 해당 절차를 적용하지 않아도 되는 예외 규정을 활용해 왔다.
이로 인해 실질적인 점포 축소가 절차적 통제 없이 이뤄지고 있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실제로 2023년 5월 이후 폐쇄된 은행 점포 중 상당수가 이 예외 규정을 활용해 대체수단 마련 없이 인근 점포와 통합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이러한 방식이 금융소비자 불편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채 점포 축소를 가능하게 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동일 건물 내 통합 등 고객 이동거리에 변화가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 1km 내 통‧폐합도 일반 점포폐쇄와 동일하게 사전영향평가를 받아야 한다.
평가 과정에서는 점포 이용 고객 수, 고령층 등 금융취약계층 비중, 실제 이동거리, 대체수단 적정성 등이 종합적으로 검토된다.
사전영향평가 방식도 체계화된다. 기존처럼 형식적으로 항목을 나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점포 이용 현황 분석 → 폐쇄 영향 진단 → 대체수단 결정’의 단계별 평가 구조가 도입된다.
특히 인근 점포까지의 이동거리가 10km를 초과하고, 대면 거래 의존도가 높은 경우에는 금융접근성을 크게 저해하는 것으로 간주해 점포 유지나 공동점포 설치를 우선 검토하도록 했다.
점포폐쇄 이후의 사후관리도 강화된다. 폐쇄 이후 실시하는 사후영향평가에 외부 평가위원을 참여시켜, 실제 소비자 불편 발생 여부와 대체수단의 적정성을 재점검하도록 했다.
지역 간 금융접근성 격차를 완화하기 위한 장치도 함께 마련됐다. 광역시 외 지역에서 점포를 폐쇄할 경우 지역재투자평가에서의 감점을 확대해, 지방 점포 유지에 대한 은행의 유인을 높일 방침이다.
지역재투자평가는 지자체 금고 선정 등에도 활용되는 만큼, 점포 운영 전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울러 점포폐쇄 관련 정보공개도 확대된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을 통해 사전영향평가 주요 내용과 대체수단 위치를 공개하고, 지역별 점포 검색 기능을 추가해 소비자의 정보 접근성을 높인다.
점포 축소로 인한 대면 서비스 공백을 보완하기 위한 대체수단도 병행 추진된다. 이동점포 운영 지역을 확대하고, 인력을 배치한 디지털 점포만 대체수단으로 인정해 디지털 취약계층의 접근성을 고려하기로 했다.
우체국 영업망을 활용한 은행대리업도 혁신금융서비스 형태로 시범 운영한 뒤 제도화를 추진한다.
금융위원회는 ‘은행 점포폐쇄 대응방안’을 신속하게 이행해 나갈 계획이다. 은행연합회는 2월 중 은행 점포폐쇄 공동절차를 개정해 각 은행 내규에 반영하고, 3월부터 강화된 절차를 시행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