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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무에서 잠수함까지…K-방산, '체계 수출'로 무게중심 이동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6.02.02 13:08
수정 2026.02.02 13:57

노르웨이 선택받은 한화 천무…풀패키지 경쟁력 부각

정부·기업 결합 모델 검증...관심은 ‘메가 딜’ 캐나다로

절충교역이 승부 가른다...최종 관문은 산업협력 실행력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오른쪽)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각) 노르웨이에서 열린 '천무 수출 계약 체결식'에서 그로야레 국방물자청 청장과 계약서에 서명하고 있다.ⓒ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 방산 수출의 결이 달라지고 있다. 노르웨이에 다연장로켓체계 ‘천무’를 공급한 데 이어 최대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초계 잠수함 사업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다. 단일 무기 성능 경쟁을 넘어 운용·정비·산업협력을 함께 제시하는 방식이 주요 수출국의 판단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2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성사된 천무 수주는 K-방산이 무기 공급자를 넘어 장기 파트너로 전환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사례로 평가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노르웨이 국방물자청과 천무 16문과 유도미사일, 종합군수지원을 포함한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1조3161억원으로, 북유럽 국가를 상대로 한 K-방산 수출 가운데 최대 수준이다. 이번 계약은 노르웨이 육군이 추진한 차세대 장거리 정밀화력체계(LRPFS) 사업의 일부다. 전체 사업 예산은 약 2조8000억원으로, 천무 구매 외 비용은 전력화 과정과 관련 인프라 구축에 투입될 예정이다.


노르웨이는 2024년부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체계 호환성 등을 감안해 미국 록히드마틴의 하이마스(HIMARS), 독일·프랑스 합작 KNDS의 유로-풀스(EURO-PULS) 등과 천무를 놓고 비교 평가를 진행해 왔다. 업계에서는 정치적 이해관계와 역내 변수들이 얽힌 환경에서 한국산 체계가 최종 선택을 받았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막판 독일의 정치 공작으로 유로-풀스 도입 재검토가 이뤄졌으나 한국이 승리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폴란드 천무 유도탄 공장 설립 결정도 주효했던 것으로 파악한다”면서 “작년 말부터 천무 수주가 탄력을 받고 있는데, 천무는 미사일이 메인으로 추가·재구매 가능성이 높은 아이템”이라고 설명했다.


천무 수주 이후 업계의 시선은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CPSP)로 옮겨가고 있다. CPSP는 3000톤(t)급 디젤 잠수함 최대 12척을 도입하는 사업으로, 운영·유지 비용을 포함하면 총사업비가 최대 60조원에 달한다. 현재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참여한 원팀 컨소시엄과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TKMS)이 최종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다음 달 최종 제안서 제출 이후 5월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예정이다.


한화오션이 건조한 장보고-III배치-II잠수함.ⓒ한화오션

이 사업은 함정 성능 자체보다 도입 이후의 운용 역량과 산업 파급효과에 방점이 찍혀 있다. 평가 구조를 보면 플랫폼 성능 비중은 20%에 불과한 반면, 유지·보수·정비(MRO)와 군수지원이 50%를 차지한다. 여기에 산업기술혜택(ITB), 고용 창출, 자국 방산 공급망 편입 등 경제적 기여도가 15% 반영된다.


이 같은 평가 기준에서 천무 수주는 상징성이 크다. 정부 간 협력(G2G)과 기업 차원의 기술·산업 제안이 결합된 모델이 성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노르웨이 수주 과정에서는 한국 정부의 외교적 지원이 병행됐고, 캐나다 잠수함 사업에서도 유사한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캐나다 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잇달아 한국을 방문해 조선소와 방산 기업 점검에 나섰다.


스티븐 푸어 캐나다 국방조달 담당 국무장관은 이날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찾아 조선소 운영과 생산 설비를 살펴볼 예정이다. 이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 등 경남 창원 소재 방산기업도 방문할 계획이다. 푸어 장관은 방한 기간 경기도 성남의 HD현대 연구개발(R&D)센터를 찾아 잠수함과 함정 관련 연구 시설도 둘러볼 것으로 알려졌다. 잠수함 건조를 뒷받침할 방산 생태계 전반을 패키지로 검증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현재 캐나다는 사업비에 준하는 수준의 경제적 반대급부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투자와 고용, 기술 이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실행력이 평가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한화오션은 MRO 패키지와 플랫폼 성능에서 우위에 있는 것으로 평가되나, 경제적 이익 평가가 중요한 변수”라며 “지난달 29일 체결된 한국-캐나다 양국 간 모빌리티 분야 협력 업무협약이 추후 실제 제조시설 투자까지 이어질지는 의문으로, 정부 및 산업 차원의 지속적인 협력과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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