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트럼프 관세' 또 충돌…野 "정부가 국회 속여" 與 "트럼프 특수성"
입력 2026.01.28 14:25
수정 2026.01.28 14:33
28일 국회 외통위 현안질의
野, 김민석 방미 후 발언 직격
與 "차분히 대응하는 것이 중요"
조현 외교부 장관이 28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여야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국 관세 기습 인상을 두고 다시 맞붙었다. 국민의힘은 김민석 국무총리의 방미 이후 발언을 문제 삼고 한미 관세 협상에 대한 국회 비준을 요구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특수성을 고려해 정부의 대미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단합된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2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현안질의에서 미국이 보낸 한미 공동 팩트시트 내 무역 분야 합의 후속 조치 이행을 촉구하라는 내용의 서한 제출 요구를 기밀사안이 있단 이유로 거절한 조현 외교부 장관을 향해 "한미관세협상 관련 정부가 국회 또는 국민에게 제대로 알릴 게 있다는 반증 아니냐"고 꾸짖었다.
송언석 의원은 "정부가 국회와 국민을 속인 것이지 않느냐"라며 "김민석 총리가 지난 22일부터 26일 미국을 방문했는데, 서한은 13일 받고 14일에 보고를 받았다. 그런데 김민석 총리는 '관세 협상 후속 조치의 충실한 이행을 약속했다' 'JD 밴스 부통령과 핫라인을 구축해서 한미 간 소통이 강화됐다'고 홍보했다"고 일갈했다.
이어 "1년에 200억 달러 상당씩 (한국이) 미국에 투자하는 건 외환시장 구조상 쉬운 일이 아니기에 비준 동의를 받으라고 했는데 정부·여당이 반대했다"면서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 자료에 보니 왜 비준 동의를 안 했느냐는 취지로 읽힌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안철수 의원은 "조 장관은 하인리히의 법칙(Heinrich's law) 잘 알지 않느냐. 큰 사건이 생기기 전 300여건 정도의 관련된 증상들이 나타나고 그 다음 29건 정도의 작은 사건들이 일어난 후 결국 사건이 일어난다"며 "이번 경우에도 생각해보면 여러 증상이나 작은 사건들이 있어 왔다. 갑자기 생긴 일이 아니라, 여러 증상이나 작은 사건들에 대해서 우리가 무심히 지나쳤던 게 아닌가 반성이 든다"고 꼬집었다.
안 의원은 "너무 합의가 잘돼 합의문이 필요없다는, 사실 외교관들은 다 알겠다만, 궤변 중에 그런 궤변이 없다"며 "협상이 잘 되면 당연히 공동 기자회견도 하고 협상문도 발표하는게 제대로 된 협상 아니겠느냐. 기자회견은커녕 통상적인 회담 직후에 대통령 배웅까지도 받지 못했다. 우리가 좀 더 해야 될 부분이 있고, 미국이 완전히 만족을 못하는구나, 그것을 알 수가 있던 일종의 조그마한 증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기현 의원도 김 총리의 방미를 언급하며 "핫라인이라고 했는데 핫라인이 아니라 핫바지 라인"이라고 따졌다. 이어 "국민 부담이 엄청 커지는데 왜 비준 동의안을 제출하지 않느냐"고 추궁했다.
반면 이재정 민주당 의원은 "트럼프의 특수성을 부인하시는 분들이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위원들이 (법안에) 반대하시지는 않으셨지만, 지금도 비준을 얘기하고 있다. 한국 외교, 경제 상황에 대한 기민성을 줄이는 방식으로 발목 잡고 있는 것 같이 느껴진다"고 반박했다.
한미가 지난해 11월 체결한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와 관련해서는 "지금 MOU 방식으로 체결한 나라가 우리나라만 있는 건 아니지 않느냐. 관련해서 비준 절차를 진행하는 나라도 없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홍기원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 외교 관행에서 벗어난 조치를 하고 있는데 그런 일이 있을 때마다 우리가 문제가 있는 것인 양 하는 건 굉장히 잘못"이라며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더 할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차분하게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