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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공급망 편입되는 日 소니, TV '볼륨존' 흔든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6.01.24 06:00
수정 2026.01.24 06:00

소니 TV의 퇴장, TCL의 확장… 합작법인 2027년 출범

프리미엄 브랜드와 중국식 수직계열 공급망 결합 본격화

도쿄 긴자에 위치한 빅카메라(BicCamera) 유라쿠초점 2층 TV 매장에 소니 TV가 진열된 모습.ⓒ임채현 기자

소니와 TCL의 TV 합작법인 출범을 앞두고 글로벌 TV 시장의 경쟁 구도가 다시 흔들리고 있다. 소니가 TV 사업에서 공식적으로 물러나고, TCL이 제조와 공급망을 전면에 내세우는 구조가 가시화되면서다. 프리미엄 브랜드로 분류돼 온 소니 TV가 중국 업체의 수직계열 공급망 안으로 편입된다는 점에서 업계의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소니와 TCL은 TV와 홈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합작법인 형태로 재편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분 구조는 TCL이 과반 이상(51%)을 보유하고, 소니가 49%를 갖는 형태로, TCL이 경영을 주도한다. 소니는 독자적인 TV 사업 운영에서 물러나 브랜드·기술 자산을 합작사에 제공하는 쪽을 택했다. 합작법인은 관련 절차를 거쳐 2027년 전후 출범이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소니와 TCL 합작법인의 TV 출하량 기준 점유율이 2027년 전후 20%에 근접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단순 점유율 수치보다 주목되는 대목은 경쟁의 '구조 변화'다. 소니는 브라비아로 상징되는 프리미엄 브랜드 자산을, TCL은 패널부터 조립·물류까지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된 공급망과 원가 경쟁력을 각각 합작사에 결합하게 된다.


'CES 2026' 관람객이 TCL 부스에서 163인치 마이크로 LED TV를 보고 있다. ⓒ데일리안DB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TCL은 이미 글로벌 TV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상위권을 차지하며 규모의 경제를 확보한 상태다. 지난해 3분기 출하량 기준으로 TCL은 2위(14.3%), 매출 기준 3위(13.1%)를 기록했다. 삼성과 LG전자는 동기간 매출 기준 점유율이 각각 28.9%, 15.2%로 1, 2위를 차지했다.


반면 소니는 출하량과 매출 기준 모두 1.5%, 4.2% 등으로 한자릿수에 머무르고 있다. 이번 합작은 이러한 업계 흐름의 결과물에 가깝다. 업계에서는 소니가 더 이상 TV 사업을 단독으로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이 변화가 가장 직접적으로 압박하는 영역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방어해온 '중상급 가격대', 이른바 볼륨 구간이다. 초고가 시장에서는 여전히 프리미엄 이미지가, 저가 시장에서는 원가 경쟁력이 절대적이다. 문제는 그 사이 구간이다. 일정 수준 이상의 화질과 브랜드 신뢰를 전제로 가격 민감도가 급격히 높아지는 영역에서 소니·TCL 결합은 변수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특히 TCL 그룹의 패널 제조 자회사인 CSOT를 중심으로 한 공급망이 소니 TV에 적용될 경우, 원가 구조와 출시 속도 측면에서 경쟁 구도가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브라비아 브랜드가 가진 프리미엄 이미지는 가격 저항선을 낮추는 역할을 하고, TCL의 공급망은 원가와 출시 속도를 동시에 끌어내린다.


브랜드·가격·공급 속도를 한꺼번에 압박하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이 조합이 본격화될 경우, 중상급 TV 라인업에서 한국 업체들이 누려온 브랜드 프리미엄의 완충 효과가 약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패널 조달 구조 변화도 변수다. 트렌드포스는 합작 이후 소니 TV의 패널 및 제조 생태계가 TCL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TCL 계열 패널과 미니LED 경쟁력이 소니의 상위 라인업과 결합할 경우, 기존 프리미엄 TV 시장의 기술 구도에도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평가다.


소니와 TCL의 합작법인이 예정대로 출범할 경우, 글로벌 TV 시장은 '한국은 프리미엄, 중국은 저가'라는 단순한 구도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장 많은 물량과 수익을 동시에 확보해온 볼륨 구간에서, 경쟁의 밀도가 한 단계 더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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