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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다이내믹스 IPO 검토…'아틀라스' 재평가가 연 정의선 체제 안착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입력 2026.01.22 11:55
수정 2026.01.22 11:55

휴머노이드 시장 성장 기대에 몸값 급등

재무 여력 확충·지배구조 재편 카드로 부상

정의선 회장의 모비스 지분 확보 실탄 되나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이 개막한 6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 마련된 현대차그룹 부스를 방문해 차세대 자율주행 모빌리티 플랫폼 '모베드(MobED)' 시연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자동차그룹이 로보틱스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미국 나스닥 상장(IPO)을 검토하는 배경에는 단순한 기업가치 제고를 넘어 재무 여력 확충과 지배구조 재편이라는 복합적인 전략적 판단이 깔려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에 대한 시장의 재평가로 상장 여건이 본격적으로 무르익었다는 점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 IPO는 '정의선 체제' 안착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최근 장재훈 부회장 직속으로 사업기획 태스크포스팀(TFT)을 꾸리고 보스턴다이내믹스 상장 준비에 착수했다. TFT에는 현대차·기아에서 기획조정2실장 등을 지낸 전상태 전 감사실장을 비롯해 인수합병(M&A) 전문가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장 부회장은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인 'CES 2026'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IPO와 관련해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몸값은 CES 2026에서 '아틀라스'를 공개한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업가치를 100조원 이상으로 예상하고 있다.


KB증권은 전날 리포트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향후 생산량과 매출을 토대로 기업가치를 약 128조원으로 평가했다. 2035년 휴머노이드 시장이 연간 960만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시장 점유율이 15.6%를 차지할 것이라는 게 KB증권의 관측이다. 한화투자증권은 미국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사업 가치와 비교해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시장가치를 약 146조원으로 제시했다.


아틀라스 가격이 대당 13만~14만 달러(약 2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보스턴다이내믹스는 CES 2026에서 애널리스트 대상 간담회를 열고 "아틀라스를 2년 내 투자비 회수 가능한 가격으로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CES 2026에서 공개된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연구형 모델',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 ⓒ연합뉴스

이처럼 보스턴다이내믹스에 대한 고평가가 잇따르면서 IPO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4년간 미국에 연간 3만대 규모의 로봇 공장을 신설하는 등 260억달러(약 36조원)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밝힌 상태다.


더욱이 보스턴다이내믹스는 2022년부터 2025년 3분기까지 누적 매출 3907억원을 기록했지만, 같은 기간 1조3845억원의 손실을 안은 상태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자본잠식을 막기 위해 매년 유상증자에 나선 바 있어, 상장이 그룹 차원의 자금 운용 여력을 넓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보스턴다이내믹스 상장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정의선 회장의 승계 문제와도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재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22.6%를 보유하고 있다. 상장이 현실화돼 기업가치가 증권가 전망 수준으로 형성될 경우, 해당 지분 가치는 최대 9조원 안팎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는 향후 정 회장이 부담해야 할 상속세 재원뿐 아니라,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축인 현대모비스 지분 확대를 위한 실탄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정 회장의 현대모비스 지분율은 0.33%에 그쳐, 지배력 강화를 위해서는 추가 지분 확보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김용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IPO를 전제로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를 개편하기 좋은 시점이 도래한다"며 "보스턴다이내믹스의 IPO는 정 회장의 재원 마련의 근간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정몽구 명예회장의 지분가치가 7조원이 넘어선 현재 단순 상속세율 60%를 적용하면 (정 회장이) 4조원이 넘는 상속세를 부담해야 한다"며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는 정 회장의 상속 완료 이후 현대제철, 기아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 또한 매입하는 방식이다. 자본시장에서 유일하게 인정할 수 있는 적정가치인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가장 보편적인 정공법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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