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시대에도…‘만만한’ 라디오가 필요한 이유 [지금, 라디오 시장③]
입력 2026.01.27 11:02
수정 2026.01.27 11:10
“라디오는 늘 위기지만…100년 이어지는 이유 있어”
PD들이 강조한 만만해서 편안한 라디오의 매력
35년 전통의 KBS1 교양프로그램 ‘아침마당’에서는 어플리케이션 티벗을 통해 시청자들이 응원 또는 사연을 보내고, 때로는 투표에도 참여한다. 이른 시간 진행되는 생방송이지만 시청자들이 방송에 직접 참여하는 이 방식은 ‘아침마당’만의 강점이다.
청취자의 사연을 기반으로 한 ‘쌍방향 소통’이 핵심인 라디오 프로그램에 마니아층이 몰리는 이유다. 라디오는 통신망이 마비돼 인터넷, 스마트폰이 먹통이 돼도 수신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어떠한 재난 상황에서도 정보 전달이 가능한 ‘최후의 보루’로 불리지만, 대중 친화적인 내용으로 ‘변함없는’ 재미를 주는 것도 라디오의 ‘롱런’ 비결이다.
ⓒ이본의 라라랜드 현장
KBS 라디오 ‘이본의 라라랜드’로 청취자들을 만나고 있는 윤성현 PD는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편안하게 전달하는 라디오의 매력에 매료돼 꾸준히 라디오 프로그램을 연출해 왔다. 라디오 시장이 위축되는 상황 속, 고민을 거듭하며 라디오국을 잠시 떠나보기도 했으나 그럼에도 우리네 인생과 닮은 라디오의 장점을 잊지 못했다.
윤 PD는 “사연들을 보면, 그리 특별할 것 없는 일상도 함께 나눠주신다. 그걸 꾸준히 해 나가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이본의 라라랜드’에는 출근길 복잡한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받은 스트레스를 전하는가 하면, 평범한 일상을 공유하며 소소하지만 나누며 더 커지는 행복이 있다. 그는 “인생이 그렇지 않나. 큰 이벤트들이 이어질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소소한 일상을 영위하다 보면 가끔 좋은 일도 오곤 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꾸준히 편안한 재미를 전하는 라디오와 닮은 것 같다”고 말했다.
여기에 1990~2000년대 활발하게 활동한 DJ 이본이 소환하는 추억까지, ‘라라랜드’만의 편안한 분위기가 청취자들의 취향을 저격 중이다.
윤 PD는 “라디오가 어렵다고 하지만, TV가 등장한 이후 라디오는 늘 위기였다. 수십 년째 위기임에도 라디오가 꾸준히 이어지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 물론, 과거 전성기처럼 라디오가 중심이 되긴 어렵다. 다만 그것은 라디오가 유일하던 시절 혹은 즐길 거리가 많지 않던 시절에 한정된 이야기다. 그렇지 않은 지금은, 라디오는 자신만의 매력으로 시청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며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SBS 라디오 ‘6시 저녁바람 김창완입니다’의 정한성 PD도 제작발표회 당시 라디오의 친근한 매력을 짚었다. 이에 대해 “라디오가 가진 서민적이라는 장점은 변하지 않는다. 유튜브나 OTT는 이용료가 필요하지 않나. 그런데 라디오는 그렇지 않다. 그래서 공공성에 충실해야 하기도 하지만, 누구나 ‘만만하게’ 접근하는 매체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김창완과 함께 더 가깝게, 서민적으로 다가가고자 했다”라고 말했다.
영화, 드라마 등 영상 콘텐츠처럼 밀도 높게 대중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내진 않지만, 공기처럼 대중들의 일상에 스며들고 있다.
KBS ‘클래식 FM’의 현인철 PD는 “유튜브 플랫폼이 모든 콘텐츠를 빨아들이고 있지만, 그래서 ‘클래식 FM’을 일상에서 더 쉽게 접할 수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스마트 TV를 통해 틀어두거나, 유튜브 어플리케이션으로 이동하면서 듣는 독자들도 생겨났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