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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권을 받았는데, 왜 아직 한국 거주자인가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6.01.15 08:30
수정 2026.01.15 08:30

ⓒ 데일리안 DB

최근 몇 년 사이 한국 사회에서 ‘미국행’은 더 이상 특별한 선택이 아니다. 국내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미국 현지 투자 확대, 자녀 교육을 이유로 한 조기 유학과 장기 체류, 은퇴 이후를 염두에 둔 이주까지 다양한 형태의 미국 진출이 일상적인 흐름이 되고 있다. 이는 조세 회피나 자산 도피라기보다는, 더 넓은 시장과 기회, 그리고 가족의 미래를 준비하려는 합리적인 선택에 가깝다.


다만 이 과정에서 많은 이들이 간과하는 한 가지가 있다.


미국 영주권이나 장기 체류는 ‘생활의 변화’이기 이전에 ‘조세 체계의 전환’을 동반한다는 점이다.


실무 현장에서 자주 마주하는 장면이 있다. 이미 영주권을 취득했고, 미국에서 생활을 시작했으며, 본인 스스로도 “나는 이제 미국 거주자”라고 인식하고 있지만, 정작 한국 세법상으로는 여전히 ‘한국 거주자’로 판단되는 경우다. 이처럼 인식과 법적 판단이 어긋나는 상황은 결코 드물지 않다.


미국 세법에서의 거주자 판정은 비교적 단순한 편이다. 영주권을 취득하거나 일정 기간 이상 체류하면, 원칙적으로 과세상 거주자로 분류된다. 기준이 명확하고 예측 가능성도 높다.


반면 한국 세법은 전혀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한다. 단순히 주소나 체류 일수만을 기준으로 삼지 않는다. 개인이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주거의 존재, 가족과 직업, 자산을 중심으로 한 이해관계의 중심, 실제 체류 형태와 생활 실태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거주자 여부를 판단한다.


이러한 구조를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면 단정적인 판단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미국으로 이주하려면 한국 재산을 모두 정리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나, 반대로 “영주권만 받으면 자동으로 한국 거주자가 아니다”라고 오해하는 경우다. 그러나 이러한 인식과 달리, 관련 판례와 실무 흐름을 살펴보면 거주자 판단은 단순히 ‘재산이 남아 있는지 여부’ 하나로 결정되지 않는다. 한국 세법과 조세조약상 거주자 판단은 개별 요소를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방식이 아니라, 일정한 순서에 따라 단계적으로 검토한 뒤 전체 사실관계를 종합해 결론에 이르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러한 종합 판단 구조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곧바로 미국 거주자로의 자동 전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미국 생활을 이미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 주택이나 가족, 주요 자산과 사업 활동이 남아 있는 경우 한국 세법 또는 한·미 조세조약상 여전히 한국 거주자로 판단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처럼 판단 기준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다 보니, 본인의 인식과 과세당국의 판단이 어긋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 문제는 단순한 해석상의 논쟁으로 끝나지 않는다. 자산 처분이나 소득 발생 시점에 거주자 지위가 명확히 정리되지 않으면, 이중과세 또는 예상치 못한 세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거주자 전환은 출국 이후에 정리할 문제가 아니라, 출발 이전에 반드시 점검해야 할 과제다.


이러한 구조적 차이는 실제 자산을 처분하고 자금을 이동하는 단계에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글/ 이승현 글로벌세무그룹 대양 대표 회계사/미국세무사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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