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서해 피격 사건' 항소 막판 고심…유족 측 공수처에 고발 경고
입력 2026.01.02 13:40
수정 2026.01.02 13:41
중앙지검장, 수사팀 '항소 제기' 보고서 보완 지시
정부·여당, '항소 포기' 압박…특검 도입까지 주장
유족 측 "항소 포기 압박, 또 다른 국가적 폭력"
박철우 서울중앙지검장. ⓒ연합뉴스
검찰이 '서해 공무원 피격 은폐 의혹' 항소 기한 마지막 날까지 고심 중이다. 정치권이 검찰의 무리한 기소를 지적하며 항소 포기를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유족 측에서 항소 포기 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하겠다고 경고해 어떤 결정을 내리든 파장이 예상된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철우 서울중앙지검장은 1심에서 전부 무죄가 선고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해 항소 여부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항소시한은 이날까지다.
앞서 수사팀이 항소 제기가 필요하단 보고서를 냈으나 박 지검장은 보완 지시를 내렸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수사팀이 보완된 보고서를 다시 올렸으나 박 지검장은 아직까지 결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법원이 국방부와 국가정보원의 자료 삭제 등 검찰이 주장한 일부 사실관계를 인정한 만큼 이에 대한 법적 판단을 추가적으로 다퉈볼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은 인천 옹진군 소연평도 인근 해역에서 실종된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 공무원 이대준씨가 북한군에게 피살된 뒤 해상 소각된 사건으로, 지난 2020년 9월 발생했다.
당시 문재인 정부는 이씨가 살아 있는 걸 알면서도 방치했고 숨진 이후에 관련 자료를 삭제 왜곡하며 월북으로 몰아갔다. 이는 감사원의 감사 결과로 발표된 내용이다.
검찰은 문재인 정부 안보 라인이 이씨 피살 사실을 축소·은폐했다고 보고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등을 재판에 넘겼다.
법원은 지난달 26일 이들 전원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의 기소 후 약 3년 만에 나온 판결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검사가 제기한 공소사실에 대해 위법하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봤다.
2020년 9월 서해에서 발생한 공무원 피격 사건을 은폐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왼쪽부터)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해 11월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항소 기한은 판결 선고일로부터 일주일 뒤인 1월3일 0시다. 법조계는 검찰의 항소 포기 가능성을 좀 더 무게를 두고 있다.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 당시와 달리 이번 사건은 중앙지검장부터 수사팀과 이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여당의 항소 포기 압박에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을 통해 수사 지휘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의견마저 나온다. 정 장관이 직접 수사지휘권 행사를 결단해 검찰 조직의 내홍을 막아야 한단 것이다.
최근 김민석 국무총리는 직접 검찰이 항소를 포기해야 한다고 밝혔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검찰의 기소 자체를 문제 삼으며 특별검사법 도입까지 주장하고 있다.
정치권이 항소 포기 압박을 높이고 있는 가운데 유족 측은 항소 포기 시 검찰 지휘부 등을 공수처에 고발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검찰 결정에 따라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유족 측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항소 포기 기류에 박 지검장은 수사·공판·부장·차장검사의 항소 의견과 반대로 더 분석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항소 포기 압박은 피해 유족에게 또 다른 국가적 폭력이며 명백한 2차 가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가가 국민을 보호·구조하지 못한 책임과 진실 왜곡 및 은폐 문제를 국제사회가 알 수 있도록 공론화에도 나설 방침이다. 유족 측은 이날 A4 3장 분량의 영문 서한을 작성해 주한 미국대사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