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예멘 분리주의 세력 또 공습…UAE와 갈등 격화
입력 2025.12.30 14:23
수정 2025.12.30 14:23
사우디아라비아가 아랍에미리트(UAE)의 지원을 받는 예멘 내 분리주의 세력을 또다시 공습하면서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남부 과도위원회(STC) 산하 민병대원. ⓒ연합뉴스
AP통신에 따르면 사우디 군 당국은 30일(현지시간) 국영 통신사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예멘 항구 도시 무칼라(Mukalla)에 하역된 무기 및 전투 차량을 대상으로 제한적 군사 작전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해당 무기들이 지역 안정을 위협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사우디 공군이 야간 공습을 단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는 이번 공습의 목표가 분리주의 무장 세력에게 향할 군수물자였다고 밝혔으며 이 무기들이 UAE 푸자이라 항에서 출발해 예멘으로 반입됐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는 지난 22일 푸자이라에서 출항해 28일 무칼라에 도착한 세인트키츠 국적 선박 그린란드 호가 이번 공격 대상이 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사우디가 지목한 분리주의 세력은 남부 과도위원회(STC)로, UAE의 군사적·정치적 지원을 받고 있는 예멘 내 민병대 조직이다. STC는 과거 독립국이었던 남예멘의 부활을 목표로 내전을 이어오고 있으며 최근에는 예멘-사우디 국경 인근의 석유 생산 지역으로 활동 반경을 확대하면서 사우디와의 마찰이 심화되고 있다.
앞서 사우디는 지난 26일에도 STC의 거점 지역을 공습한 바 있다. 이번 추가 공습으로 인해 사우디와 UAE 간 갈등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두 국가는 모두 미국의 핵심 중동 안보 파트너지만 예멘 내전에서는 서로 다른 진영을 지원하며 사실상 대리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사우디는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는 예멘 정부군을, UAE는 분리 독립을 추구하는 STC를 후원하고 있다.
AP통신은 "이번 공격은 STC와 사우디 간 긴장이 새 단계로 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후티 반군에 맞선 10년 넘는 전쟁에서 서로 다른 편을 들어온 사우디와 UAE 관계에 또 다른 부담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