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던 LX, 광화문 사옥 매입으로 '독립 2막' 연다
입력 2025.12.31 06:00
수정 2025.12.31 06:00
LG 분리 5년 만의 독립 사옥 마련
임차 건물서 '자기 소유 본사'로
B2B 그룹 한계 넘어 브랜드 강화
비용 절감 외 '정체성·결속력' 효과도
ⓒLX
LX그룹이 서울 광화문에 자리한 옛 LG광화문빌딩을 직접 매입하고 내년 1월부터 통합 사옥 체제로 전환한다. LG에서 분리된 지 5년 만에 물리적·재무적 독립을 동시에 완성하며, 그룹 정체성 확립과 중장기 성장 전략을 본격화하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LX홀딩스는 지난 10월 종로구 LG광화문빌딩을 약 5120억원에 인수했다. 기존 임차 구조에서 소유 체제로 전환하면서 연간 1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임차료를 절감하는 동시에, 자산을 확보해 재무 안정성과 투자 여력을 높이게 됐다.재무구조 개선과 사업 리스크 분산을 고려한 전략적 결정이라는 분석이다.
주요 계열사 한 지붕 아래... 컨트롤 타워 기능 강화도
LX그룹은 2021년 LG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이후에도 오랜 기간 LG 소유 건물에 임차로 입주하면서 사실상 'LG 그림자' 아래 사옥 없이 운영해 왔다. 지주사인 LX홀딩스를 비롯해 LX인터내셔널, LX판토스, LX MDI, LX벤처스 등 주요 계열사가 LG광화문빌딩을 임차해 본사 공간으로 사용했으며, LX하우시스와 LX MMA는 별도 건물에 분산돼 있었다.
이번 사옥 매입으로 LX인터내셔널 등 주요 계열사는 한 지붕 아래로 모인다. 분산돼 있던 조직이 통합되면서 의사결정 속도와 계열사 간 프로젝트 협업 체계가 강화되고, 그룹 차원의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단순한 공간 이전을 넘어 '컨트롤 타워 기능 강화'라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물리적 공간은 그대로지만, 소유권 전환이 상징하는 조직 의미는 좀 다르다"며 "LX는 분리 이후 법적 독립과 별개로 단일 사옥이 없어 '정체성 체화'가 어려웠는데 이번 통합 사옥 구축은 조직 중심을 물리적으로 되찾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B2B 기업 한계 극복…브랜딩·정체성 강화 본격화
LX그룹은 물류·소재·반도체 후공정·산업 솔루션 등 B2B 영역 중심으로 성장해 온 기업집단이다. 이 때문에 소비자에게 이름은 익숙하지만, "무엇을 하는 그룹인지 체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지속돼 왔다.
최근 LX가 ▲TV·온라인 캠페인 ▲도심 옥외광고 ▲CI·슬로건 인지도 확산 전략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이런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다. 단순 홍보를 넘어, "산업 인프라를 연결하는 기업"이라는 브랜드 서사를 구축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광화문 통합 사옥 역시 이러한 정체성 전략과 맞물린다는 분석이다. 물리적 공간 통합이 브랜딩·문화·조직 결속으로 이어지며, 독립 그룹으로서 존재감을 외부에 명확히 각인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성장 포트폴리오 고도화…본사 중심 의사결정 일원화
LX는 사옥 통합과 병행해 ▲물류·통상 ▲첨단 소재 ▲반도체 후공정 ▲친환경·에너지 솔루션 등 신성장 분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추진 중이다. 혁신·투자 거버넌스를 본사 중심으로 일원화하고, 신사업 검증·실행 속도를 높이는 체계로 전환한다는 전략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사옥 확보는 단순한 부동산 거래가 아니라, '분리 이후 2단계, 그룹 정체성 실체화 단계'의 출발점"이라며 "LX가 B2B 기업의 낮은 체감도 한계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극복하느냐가 향후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