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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빌보드와 결별 선언…‘우회로’ 없어진 케이팝의 시험대 될까 [D:가요 뷰]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5.12.30 08:30
수정 2025.12.30 08:31

유튜브가 2026년 1월 16일부터 미국 빌보드 차트에 스트리밍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2013년 싸이의 성과를 기점으로 유튜브 조회수가 차트에 반영된 지 13년 만의 중단이다. 이번 결정은 빌보드가 유료 구독 서비스에 가중치를 두는 개편안을 내놓자, 무료 이용자의 권리를 주장하는 유튜브가 데이터 전송 중단으로 맞서며 불거졌다.


ⓒ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지난 10여 년간 유튜브 조회수는 한국 아티스트들이 북미 시장의 두터운 라디오 장벽을 우회해 빌보드 ‘핫 100’에 진입하는 핵심적인 동력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상당한 도전 과제를 던지고 있다.


유튜브 데이터의 차트 제외가 현실화되면 시각적 콘텐츠와 글로벌 팬덤의 화력을 기반으로 순위를 높여온 케이팝의 강점이 희석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국내 기획사들은 기존의 유튜브 중심 마케팅 공식을 유지하는 한편, 실질적인 현지 유료 소비층을 공략하기 위한 생존 전략을 수립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가시적인 변화로 마케팅 자원의 재배치다. 엔터사들은 뮤직비디오 조회수 상승을 위한 대규모 광고 집행보다는 스포티파이나 애플뮤직 등 유료 구독 기반 음원 플랫폼 내에서의 노출 빈도를 높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단순 시청을 넘어 유료 계정을 통한 반복 청취를 이끌어내는 마케팅이 향후 차트 성적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환경 변화는 케이팝(K-POP)의 제작 방식 자체에도 영향을 미친다. 빌보드 차트에서 유료 스트리밍과 함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라디오 에어플레이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북미 현지화 그룹의 육성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하이브가 선보인 캣츠아이, JYP가 선보인 비춰와 같이 미국 현지에서 데뷔해 현지 레이블의 프로모션 지원을 받는 모델이 대표적이다. 이는 언어적 장벽을 낮추고 현지 라디오 방송국의 보수적인 편성 기준을 통과하여 대중적인 스트리밍 수치를 확보하려는 전략적 선택이다.


동시에 빌보드라는 외부 지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독자적인 생태계를 강화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팬덤 플랫폼 위버스 등과 같이 중간 유통 단체 없이 팬들에게 음반, 굿즈, 공연 티켓 등을 직접 판매하면서 외부 차트 순위가 하락하더라도 코어 팬덤의 결집력을 바탕으로 아티스트의 실질적인 매출과 영향력을 보존할 수 있는 안전장치 역할을 하게 된다.


무엇보다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는 유튜브 데이터가 빠지는 상황에 대해 차트 진입의 난이도가 높아지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를 케이팝의 체질 개선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엔터 업계 관계자는 “유튜브 데이터 제외가 단기적으로는 케이팝의 차트 화력을 약화시키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실제 북미 대중의 유료 소비를 이끌어내는 체질 개선의 계기가 될 것”이라며 “빌보드의 개편은 수익 모델 보호를 위한 조치이며, 한국 기획사들은 이제 빌보드 진입만을 목표로 하기보다 유튜브 자체 차트와의 협력이나 자사 플랫폼 기반의 독자적 영향력 확대에 집중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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