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배당 ETF 시대…보험사 연금 전략, 다시 짜야 할 때
입력 2025.12.27 09:00
수정 2025.12.27 09:00
ETF 210조 시대…은퇴자 ‘월 현금흐름’ 수요 커진다
커버드콜 ETF 부상…연금 ‘유동성 한계’ 재부각
매월 현금 흐름을 제공하는 월배당 상장지수펀드(ETF)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전통적인 연금 상품을 주력으로 해온 보험사들이 구조적인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연합뉴스
매월 현금 흐름을 제공하는 월배당 상장지수펀드(ETF)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전통적인 연금 상품을 주력으로 해온 보험사들이 구조적인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7일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월배당 ETF 성장과 보험회사의 과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ETF 시장은 2020년 이후 급속히 성장해 지난 6월 말 기준 순자산총액이 210조원으로, 코스피(KOSPI) 시가총액(2512조원)의 8.4%에 이른다.
보고서는 월배당 ETF 가운데 주류를 이루는 커버드콜 ETF와 연금을 비교·분석한 결과, 지난 5~10년간의 성과만 놓고 보면 월소득과 잔존 자산 가치를 모두 고려할 때 커버드콜 ETF가 연금보다 높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미국 시장을 기준으로 대표적인 커버드콜 ETF(QYLD, JEPI)와 연금을 비교한 결과, 월평균 현금 흐름과 총수익률 측면에서 ETF가 우위를 보였다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성과는 저금리 환경과 주가 상승이 이어진 시기적·시장적 특수성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함께 지적됐다.
보고서는 장기간 주식 위험 프리미엄이 높았던 미국 시장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시장 환경이 달라질 경우 커버드콜 ETF의 종합적인 성과가 연금보다 낮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의 금융투자 경험과 투자 지식이 확대되면서, 일정 수준의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자본 보존과 현금 흐름을 동시에 추구하려는 ‘중위험 감수’ 성향의 은퇴자층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서는 내다봤다.
이 경우 확정형 소득과 장수 리스크 관리에 강점이 있는 연금보다, 유동성과 월 현금 흐름을 제공하는 월배당 ETF를 선호하는 수요가 확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이러한 환경 변화가 보험사에 구조적인 과제를 던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금보험이 가진 소득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 장수 리스크 관리 기능은 여전히 강점이지만, 낮은 유동성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취약성은 ETF와의 경쟁에서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연금저축보험과 퇴직연금, 변액연금 등 기존 상품을 중심으로 중위험 투자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상품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단순한 보장 중심 연금을 넘어 투자 성과와 유연성을 일정 부분 결합한 상품 전략이 요구된다는 분석이다.
조영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비자의 금융투자 경험과 금융이해력 확대에 따라 향후에도 월배당 ETF를 활용해 자산을 월소득으로 전환하려는 수요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보험회사는 이러한 변화에 대응해 기존 연금 상품 외에도 월배당 ETF의 특성을 일부 반영하는 한편, 연금 고유의 장점은 유지함으로써 ‘중위험 감수’ 소비자를 위한 중위험·중수익 상품을 강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