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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엔 더 오른다"…주담대 금리 상승에 차주들 '날벼락'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입력 2025.12.27 07:09
수정 2025.12.27 07:09

환율·채권금리 '시한폭탄'에

은행권 연말 대출 금리 줄인상

"내년 초 7%대 갈 수도" 우려

내년 초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7%대까지 올라설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연합뉴스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새해를 앞두고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내 집 마련에 나섰던 서민들과 추가 대출이 절실한 차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조달 금리가 오르고, 고환율과 채권금리 불안 등 대외 변수까지 겹치면서다.


업계에서는 내년 초 주담대 금리가 7%대까지 올라설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모습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국내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3.94~5.55%로 집계됐다.


한 달 전만 해도 변동형 금리 하단이 3.77%였던 것과 비교하면 0.2%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다.


통상적으로 변동금리는 고정금리보다 낮게 형성된다. 시장금리 변동을 즉시 반영하는 변동형과 달리, 고정형은 은행이 장기 금리 변동 위험을 떠안는 비용이 반영돼 초기 금리가 높게 설정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화되면서 변동형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자, 고정형과의 금리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는 모습이다.


고정금리 역시 꾸준한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4대 은행의 고정형(5년 주기형) 주담대 금리는 연 4.13~5.63%로 집계됐다.


지난 8월까지만 해도 3.46~5.40%였던 것과 비교하면 넉 달 만에 금리 하단이 약 0.7%p 뛴 것이다.


이처럼 주담대 금리가 오르는 것은 대출 금리의 산정 기준이 되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큰 폭으로 상승한 영향이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이것이 오르면 은행이 돈을 빌려오는 비용이 늘어나 결국 소비자에게 적용되는 대출 금리도 따라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여기에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까지 더해지며 대출 문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올해 은행권에 가계부채 관리 강화를 주문한 동시에 연말 총량 관리를 위해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낮추는 방식으로 금리 조절에 나섰다.


대출을 받아야 하는 차주 입장에서는 조달 비용 상승에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라는 이중고에 직면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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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의 상승도 대출금리 상승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번주 초 원·달러 환율은 1480원대를 넘어서며 연고점에 근접한 수준을 보였다.


이에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지난 24일 서울 외환시장 개장과 동시에 "원화의 과도한 약세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구두개입 메시지를 내놨다.


특히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종합적인 정책 실행 능력을 곧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하자 환율이 20원 넘게 급락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러한 하락세가 일시적 하락에 불과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의 환율 급상승 원인으로 지목되는 구조적 수급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아서다.


환율 불안은 곧 채권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대출 금리를 밀어 올리는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다.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방향도 관건이다.


당초 시장에서는 내년 초 한국은행이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기대했지만, 최근 고환율과 가계부채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인하 시점 연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장에서는 내년 초 주담대 금리 상단이 7%대를 돌파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가계대출 규제 강화 직전 막차를 타기 위해 급하게 대출을 실행한 차주들이나, 주식·코인 등 투자 목적으로 대출을 활용했던 '영끌족' 입장에선 갈수록 불어나는 이자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금리 상승이 가계 소비 위축은 물론, 연체율 상승에 따른 부실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미 대출을 받은 차주들도 중도상환수수료를 감수하고서라도 대출을 줄여야 할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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