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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위법수집증거로 받아낸 법정진술, 유죄 근거 인정 불가"

어윤수 기자 (taco@dailian.co.kr)
입력 2025.12.25 11:51
수정 2025.12.25 11:51

1·2심 "위법수집증거와 별개로 법정진술은 증거능력 인정"

대법 "해당 증거 없었다면 진술 자체가 없었을 것" 파기환송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전경. ⓒ데일리안DB

영장의 범위를 벗어나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를 토대로 받아낸 피고인의 법정진술은 유죄의 근거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뇌물공여·수수 혐의로 기소된 환경자문업체 대표 A씨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임원진 등 4명에 대해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앞서 환경부 특별사법경찰관은 2019년 11월 환경시험검사법 위반 혐의로 A씨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뇌물을 주고받은 혐의를 포착했고, 울산지검이 수사를 진행한 뒤 재판에 넘겼다.


피고인들은 1심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재판부는 휴대전화 증거가 영장주의를 위반해 위법수집증거라고 판단하면서도 법정진술은 증거능력을 인정해 유죄로 보고 벌금형 또는 징역형을 선고했다.


2심의 판단도 같았다. 유죄의 증거로 쓰인 법정진술이 위법한 압수수색으로부터 상당한 기간이 지난 뒤 진술거부권을 고지받은 상태에서 이뤄져 전자정보 수집 과정의 위법과 인과관계가 단절됐다고 봤다.


그러나 대법원은 "법정진술도 이 사건 위법수집증거인 전자정보를 기초로 수집한 2차적 증거"라며 "인과관계가 희석되거나 단절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판결을 뒤집었다.


수사기관이 위법하게 수집한 1차적 증거가 수사개시 단서가 됐거나 사실상 유일한 증거 또는 핵심 증거이고, 피고인이 이를 전제로 신문받은 바 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정진술도 1차적 증거를 직접 제시받고 한 것과 다름없다는 게 대법원의 설명이다.


대법원은 "이 사건 전자정보가 없었다면 피고인들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거나 공소제기가 되기 어려웠을 것이고 법정에서 피고인 또는 증인으로서 진술하게 되지도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법정진술을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존재한다는 점을 검사가 제대로 증명했다고 보이지도 않는다"고 강조했다.

어윤수 기자 (tac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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