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佛, 재정난에도 18조원 새 핵항모 건조…“포식자 시대 대비”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입력 2025.12.22 20:47
수정 2025.12.22 20:50

인도·프랑스 해군 합동훈련이 실시된 2019년 5월9일 프랑스 해군 항모인 샤를드골함에서 라팔 전투기가 이륙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프랑스 정부는 현재 운용중인 원자력(핵)추진 항공모함(항모) 샤를드골함을 대체할 새로운 핵추진 항모를 건조하기로 했다. ‘약육강식’의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포식자의 시대’에 맞서기 위해서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 중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아부다비 인근 프랑스 군부대를 방문해 “최근 2건의 군사계획법에 발맞춰 철저하고 포괄적인 검토를 거친 끝에 새로운 항공모함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재 유럽에서 항모를 보유한 국가는 프랑스과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 소수에 불과하고 핵추진 항모를 운용하는 국가는 프랑스가 유일하다. 로이터통신은 “러시아의 고조되는 위협과 미국이 유럽 안보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는 상황에서 새 항공모함은 프랑스의 핵 억지력과 유럽의 안보 자립 강화 노력에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새 항모는 프랑스산 라팔 전투기 30대, 승조원 2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길이 310m, 무게 7만 8000~8만t급 규모다. 2001년 취역해 운용 중인 샤를드골함(4만 2000t)보다 2배가량 크다. 지난달 5일 취역한 중국의 푸젠함과 비슷하고, 미 해군의 최신 항모인 제럴드 포드(10만t급)의 항모보다는 작다. 비용은 최소 102억 5000만 유로(약 17조 8000억원)로 예상된다.


새 항모는 오는 2038년쯤 취역할 예정이다. 카트린 보트랑 프랑스 국방부 장관은 로이터에 “새 항모는 기존 샤를드골함의 퇴역 예상시점인 2038년에 실전 배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샤를드골함의 경우 발주 15년 후인 2001년에 운용에 들어갔다.


마크롱 대통령은 특히 현 국제정세를 ‘포식자의 시대’로 규정하며 “적들에게 두려움을 주려면 해상에서 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유럽 각국에 방위비 증액을 거세게 압박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일 군사력을 강화하며 영향력을 키우는 중국 등으로 인한 안보 리스크에 대비하려면 어떤 식으로든 군사력 강화가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지난해 프랑스의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5.8%인 1696억 유로에 달한다. 정부부채 비율 또한 GDP 대비 114%다. 모두 유럽 주요국 중 최상위권이다. 이처럼 나라 살림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천문학적 비용이 예상되는 항모 건조에 나서는 것은 ‘안보 자강(自强)’이 갈수록 절실해지는 현실을 반영한 조치란 평가가 나온다.


그렇지만 프랑스 일각에서는 재정위기로 연금개혁 등도 중지된 마당에 새 항모를 건조하는 것을 우려한다. 정치권에선 재정 악화를 이유로 새 항모 건조를 연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도 ‘2026년 세계 대전망’에서 내년 중 주요 선진국에서 재정위기가 터질 수 있다며 그 대상으로 프랑스를 지목했다.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