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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송창현 후임' 못 골랐다…미래차 '신중론' 짙어진 현대차그룹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입력 2025.12.18 12:37
수정 2025.12.18 12:37

현대차그룹, 18일 2025 정기 임원인사

올해 인사 키워드는 'SDV'…미래차 기술 경쟁력 집중

R&D 본부, 제조부문에 주어진 '기술 혁신' 과제

'AVP 본부장' 송창현 후임 공석 결정…외부 영입 할 듯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뉴시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부문 기술을 총괄하는 AVP(미래차플랫폼) 본부장 자리를 공석으로 두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글로벌 미래차 경쟁에서 핵심 열쇠로 꼽히는 기술인 만큼, 자리를 메우는 데 급급하기 보다 핵심 인재를 신중하게 고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현대차그룹은 18일 2025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성과주의 기조를 이어감과 동시에 미국 관세 문제 등 글로벌 불확실성과 공급망 리스크 해소에 기여한 리더를 승진시키고, 분야별 전문성을 중심으로 대대적 세대교체를 단행한 것이 특징이다.


올해 임원인사의 키워드는 단연 'SDV'다. 최근 AI와 함께 자동차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한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현대차그룹 역시 미래차 기술 인재를 등용하는 데 중점을 뒀다.


특히 올해 테슬라, GM이 국내에 고도화된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상용화하는 등 SDV 분야에서 앞서는 경쟁사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정 회장으로서도 고민이 깊어진 모습이 잘 드러났다. 이달 초 돌연 사임을 발표한 송창현 전 AVP 본부장 겸 포티투닷 대표의 후임 자리를 공석으로 두는 과감한 결정을 내리면서다.


AVP 본부는 현대차그룹의 SDV 전환을 이끄는 핵심 조직으로, 그간 포티투닷과 협업을 통해 현대차·기아의 자체 OS(운영체제)를 구축하는 임무를 수행해왔다.


정 회장은 포티투닷 창업자이자 네이버 출신 개발자인 송 전 사장에게 중책을 맡기고 막대한 투자를 통해 힘을 실어줬으나, 여전히 양산차에 관련 기술이 탑재되지 못한 상태다.


포티투닷을 계열사로 편입하고, 송 전 사장에게 AVP 본부를 맡긴 약 3년의 시간 동안 결과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셈이다. 뒤처진 시간을 만회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입증해야하는 막중한 자리인 만큼 송 전 사장의 후임을 두고 고민이 깊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간 하드웨어 경쟁력을 따라잡기 위해 오랜시간 공들여온 그룹 특성상, 내부보다는 외부에서 영입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테슬라, 애플 등 AI(인공지능), 빅테크 기업에서 주요 프로젝트를 수행한 인물을 중심으로 영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만프레드 하러 현대차·기아 R&D본부장 사장 ⓒ현대차그룹

연구개발과 제조 부문에서도 'SDV 경쟁력 확보'를 전면에 앞세우면서 승부수를 띄웠다. R&D(연구개발)본부는 양희원 전 사장이 용퇴하고, 만프레드 하러 사장이 새로 부임한다. R&D 본부는 소프트웨어 기술을 비롯한 모든 유관 부문과의 협업을 통해 양산차를 성공적으로 출시해야하는 핵심 임무를 맡은 조직이다.


하러 사장은 25년 간 아우디, BMW, 포르쉐 등에서 섀시와 소프트웨어 등 핵심 개발을 총괄한 인물로, GV60 마그마 등 제네시스 고성능 라인업 개발을 총괄하며 현대차그룹 내 브랜드 정체성 확립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작년 5월 현대차그룹에 영입된 인물로, 합류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중책을 맡게 됐다.


차량 제조 부문에서도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SDF) 구축'이 주요 과제로 주어졌다. 기존 제조부문장 정준철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으며, 정 사장은 완성차 생산기술을 담당하는 제조솔루션본부와 수익성과 공급망 관리의 핵심인 구매본부를 총괄한다. 앞으로 소프트웨어 중심의 미래 생산체계 구축과 로보틱스 등 그룹의 차세대 생산체계 구축에 주력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AVP 본부 송창현 사장의 후임을 빠른 시일 내 선임할 계획"이라며 "송창현 전 사장의 주도로 구축해온 SDV 개발전략 수립과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 자율주행 기술 ‘아트리아 AI’ 등의 기술 내재화를 바탕으로, SDV 핵심기술의 양산전개를 위해 차세대 개발 프로젝트를 예정대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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