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드니 해변서 총기 난사… 어린이 1명 포함 16명 사망
입력 2025.12.15 07:16
수정 2025.12.15 07:32
유대인 행사 도중 발생...범인 1명 사망, 1명 체포
총기난사 사건 용의자, 50세 아버지와 24세 아들
14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 본다이 해변에서 총기 난사가 발생한 이후 혼비백산한 사람들이 탈출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호주 시드니 동부 해변에서 유대인 명절 행사를 겨냥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어린이 1명을 포함해 모두 16명이 숨지고 40명이 다치는 최악의 참사가 발생했다. 이번 총기 난사 사건으로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학살) 생존자와 유대교 성직자도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호주 경찰은 15일(현지시간) 시드니 본다이 해변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의 용의자 2명은 50세 아버지와 24세 아들로 밝혀졌으며, 현재 제3의 용의자는 찾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들의 구체적인 신원과 사건을 일으킨 직접적인 범행동기가 무엇인지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라이언 파크 뉴사우스웨일즈(NWS)주 보건부 장관은 이날 “지난 밤사이 사망자가 기존 12명에서 16명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사망자 가운데에는 12세 어린이 1명이 포함돼 있으며, 또 다른 어린이 3명은 총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부상자는 현재까지 40명으로 집계됐다. 뉴사우스웨일즈주 경찰은 소설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현장 혼란 속에서 다수의 중경상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14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 본다이 해변의 다리에서 검은 옷을 입은 두 명의 총격범이 총을 난사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파크 장관은 “지역사회 전체에 깊은 상처를 남긴 참극”이라며 “특히 유대인 공동체에 큰 충격을 안겼다”고 말했다. 총격 사건은 지난 14일 오후 6시45분쯤 시드니 동부 본다이 해변에서 열린 유대인 명절 행사 도중 벌어졌다. 현장 인근에서 무장한 남성 2명이 군중을 향해 총기를 난사했다. 경찰은 용의자 2명 중 1명을 현장에서 사살했으며, 다른 1명은 검거 과정에서 중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밝혔다.
목격자들은 갑자기 해변에서 수십 발의 총성이 들렸고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고 증언했다. 총성은 10분간 이어졌다고 한다. 한 목격자는 “최소 10명이 바닥에 쓰러져 있었고 사방에 피가 낭자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민들은 총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몸을 던져 총격범을 제압했고, 이 과정에서 총기를 빼앗아 추가 피해를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셜미디어에는 해변에서 총성과 경찰 사이렌이 끊임없이 울리고 시민들은 혼비백산해 대피하는 모습과 경찰이 시민에게 심폐소생술을 하는 모습 등이 담긴 영상이 올라왔다.
피크 장관은 “우리는 인간의 가장 잔혹한 면과 동시에 가장 용감한 행동을 함께 목격했다”고 말했다. 시드니 동부에 있는 본다이 비치는 호주에서 가장 유명한 해변으로, 특히 주말이면 서퍼와 관광객이 대거 몰리는 곳이다.
14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 본다이 해변에서 총기 난사가 발생한 이후 구급대원들이 부상자를 이송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호주 당국은 이번 사건을 테러 공격으로 규정했다. 말 래넌 NSW 경찰청장은 사망한 용의자와 연관된 차량에서 여러 개의 사제폭발물(IED)로 추정되는 물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해당 차량은 공격 현장 인근에 주차돼 있었으며, 폭발물 처리반이 즉각 투입됐다.
총기 난사 사건은 최근 호주에서 잇따르고 있는 반유대주의 공격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호주는 이스라엘 다음으로 홀로코스트 생존자가 많은 나라다. 지난해에는 방화범들이 유대인 사업체와 회당을 잇달아 겨냥하면서, 보다 강력한 대응과 책임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