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파월 향한 환호는 잠깐?…"실적에 주목하라"
입력 2025.12.12 07:34
수정 2025.12.12 07:34
美 금리 인하에도…코스피 하락 마감
시장은 FOMC 결과 긍정적으로 해석
추가 인하 및 비둘기 연준 기대감↑
'유동성 정점' 통과중?…"실적주 주목"
도열한 군인 앞을 지나는 비둘기(자료사진) ⓒAP/뉴시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매파적 금리인하'를 단행한 가운데 시장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비둘기적 발언'에 주목했다.
파월 의장 예고대로 금리 인하 기조가 유지될 경우,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도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유동성 확대 국면의 정점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4.38포인트(0.59%) 내린 4110.62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28.32포인트(0.68%) 오른 4163.32로 출발해 상승 곡선을 그리다 기관 매도세가 가팔라지며 하락 마감했다.
파월 의장이 "금리 인상은 기본 시나리오(base case)가 아니다"며 뚜렷한 인하 기조를 밝힌 데 대해 시장이 반짝 활기를 보이다 만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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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하 기대감이 선반영된 탓에 파급효과가 미미했지만, 시장은 FOMC 결과를 일단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연준이 추가 인하를 시사한 만큼, 고용지표 악화 시 내년 초 인하 가능성도 상당하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연준이 내년 미국 경제 개선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당분간 주식시장에 긍정적 흐름이 예상된다. 실제로 연준은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을 기존 1.8%에서 2.3%로 크게 높였다.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 전망은 2.6%에서 2.4%로 낮췄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점도표에서 2026년 미국 성장률 전망이 0.5%포인트 상향 조정된 점은 위험자산에 우호적"이라고 말했다.
연준이 재정증권(만기 1년 이하 국채·T-bill) 매입 구상을 밝힌 것도 유동성 확대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12월부터 월 400억 달러 규모의 재정증권을 몇 달간 매입할 것이라고 언급했다"며 "금리 인하와 함께 예상보다 빠르게 단행된 T-bills 매입으로 유동성 환경은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예정된 연준 위원 교체 역시 주식시장엔 '긍정적 재료'다.
김호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내년 FOMC 투표권 구성이 비둘기파로 기울어질 잠재적 가능성이 있다"며 "비둘기파적 정책 전환 기대에 시장은 단기적 리스크 랠리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동성 확대 국면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인 만큼, 저평가된 코스피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0배 초반에 불과하다"며 "유동성 모멘텀 강화 등에 따른 코스피 밸류에이션 매력도 강화, 재평가 국면 진입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 10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연방준비제도에서 발언하고 있다. ⓒAP/뉴시스
다만 유동성 기대감이 정점을 통과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향후 금리 인하 횟수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데다, 잇따른 경기 개선 신호가 금리 인하 효과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동성의 주식시장 영향력은 12월 FOMC를 기점으로 약화할 수 있다"며 "연준 점도표는 지금까지 진행된 인하보다 남은 인하 횟수가 적음을 시사한다. 연말연초 경기가 나쁘지 않다면 9~11월 겪었던 금리 인하 모멘텀 재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결국 실적 중심의 종목 선별이 보다 효과적인 투자전략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주식 포트폴리오를 유동성 확장에 기대는 투기적 종목보다 실적주들의 연속적 모멘텀을 염두에 두고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실적 상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내년 하향 조정될 위험은 있지만, 현재 경기 흐름이나 반도체 업황, 이익조정비율 추이를 봤을 때 1분기까지는 위험 부각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