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농협 구조적 문제·개혁 방향 집중 점검
입력 2025.12.11 16:17
수정 2025.12.11 16:17
11일 간담회 통해 중앙회장 권한 집중 등 개선 얘기
협동조합 TF 구성·선거·인사·감사 제도 손질 논의
농특위는 농정대전환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는 12월 1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농협 문제의 뿌리, 무엇인가?’를 주제로 국회 정책 토론회를 열고 반복되는 농협 문제의 구조적 원인과 제도개선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이번 토론회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문금주·윤준병·임호선·이원택·임미애·전종덕 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가 주관했다. 농협 문제를 개별 임원의 일탈이 아닌 구조적 문제로 보고 지배구조, 선거제도, 인사, 감사체계 전반을 점검하자는 데 목적을 뒀다.
첫 번째 주제발표에서 송원규 농정전환실천네트워크 정책실장은 농협중앙회에 권한이 과도하게 집중된 구조와 이에 따른 ‘선거–인사–사업’의 악순환을 핵심 문제로 짚었다. 중앙회장이 인사·예산·계열사 지배 권한을 쥔 구조가 선거 과정에서 금권·이권 정치로 이어지고, 이후 보은 인사와 특정 업체 특혜, 수의계약으로 연결되는 사슬이 고착돼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중앙회장의 영향력이 금융지주와 경제지주, 계열사 전반에 미치는 구조가 견제 장치를 사실상 무력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 주제발표에서 이용희 전국농민회총연맹 협동조합개혁위원장은 지역농협이 농민을 위한 협동조합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채 신용사업 중심으로 운영되는 현실을 비판했다. 조합원 참여가 제한된 의사결정 구조와 실효성 없는 정보공개, 책임 경영 부재가 비리와 경영 부실을 반복적으로 낳고 있다며, 지역농협이 다시 농민 조합원의 조직으로 자리매김하려면 운영 투명성과 조합원 통제권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합토론은 허헌중 지역재단 이사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했다. 하승수 공익법률센터 농본 대표, 임기응 전국협동조합본부 정책실장, 백민석 경주 양남농협 조합장, 강정현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 사무총장, 김용빈 전 철원군 농민회장이 참여해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토론자들은 공통적으로 농협 문제의 배경에 구조적 결함이 자리하고 있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선거제도 개선, 인사 독립성 확보, 감사기구 실효성 강화, 정보공개 확대 등 제도개선 없이는 근본적인 개혁이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논의에서는 특히 중앙회장 권한 분산과 감사위원회 독립성 확보가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토론자들은 감사위원 선임 구조 개선, 외부 감사 상설화, 내부고발자 보호제도 강화 등을 통해 내부 통제가 실제로 작동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주회사와 계열사 이사회 구성도 손질해 중앙회장에게 집중된 영향력을 구조적으로 분산시킬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호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위원장은 “농협 문제는 더 이상 일부 개인의 일탈로만 볼 수 없는 구조적 문제”라며 “오늘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농협 개혁을 위한 협동조합 태스크포스를 꾸리고, 현장 농민과 전문가 논의를 거쳐 정책 과제와 입법 방향을 구체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농협이 다시 농업인의 조직이자 지역사회가 신뢰하는 협동조합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위원회가 정책 조정과 대안 마련에 책임 있게 나서겠다”고 밝혔다.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는 이번 토론회에서 제기된 쟁점과 제안을 토대로 관계부처·국회와 협력해 제도개선 과제를 검토하고, 추가 토론회 등 후속 논의를 통해 개혁 방안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