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게이트] ② '돌발 악재' 만난 전재수…부산시장 선거판 요동
입력 2025.12.11 00:05
수정 2025.12.11 00:05
田 "사실무근"이라지만 선거 앞두고 대형 악재
與, 유력주자 타격에 '부산시장 탈환' 목표 흔들
민주당, 당혹감 속 "수사 지켜보자" 입장 견지
野, 전재수 사퇴·엄정한 수사 촉구하며 파상공세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지난 10월 30일 오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열린 해양수산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여권의 유력한 부산시장 후보로 꼽히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3선·부산 북갑)이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휩싸이면서 내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산시장 선거판이 요동치는 모습이다. 전 장관은 관련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으나, 의혹이 완전히 해소되기 전까지는 당에는 물론 부산시장 선거 구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부산은 보수세가 강한 지역으로 분류되지만, 전 장관은 이재명 정부의 국정 과제인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등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것은 물론 3선 도전을 공식화한 박형준 부산시장과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며, '부산시장 탈환'을 바라는 여권의 기대감을 한 몸에 받고 있었다.
하지만 지방선거를 5개월여 앞두고 부산 선거판을 이끌 유력주자가 '돌발 악재'에 맞닥뜨리면서 민주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일단 "수사를 지켜보자"며 원칙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10일 SBS 라디오에 출연해 "민주당 인사가 불법적으로 연관돼 있다면 그대로 수사하고 결과에 따라 처벌하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건태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전재수 장관이 강력하게 부인하지 않았느냐"며 "국가수사본부에 (사건이) 내려갔으니까 수사를 지켜봐야 된다"고 했다.
당 일각에선 장관직 유지 여부는 물론 부산시장 출마 결정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부산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아직 의혹일 뿐이고, 사실관계가 어떻게 드러나는지 봐야 할 것"이라면서도 "의혹과 관련된 언론 보도가 계속 나오는 것 자체가 선거를 앞둔 당에 상당한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과 같은 상황을 계속 유지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했다.
전 장관을 둘러싼 통일교 유착 의혹이 쉽사리 해소되지 않는다면,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의 고심도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민주당에 전 장관의 인지도와 무게감을 대신할 수 있는 인물이 부재한 탓이다. 경쟁자였던 박재호 전 의원은 아직 공식적으로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은 상태고, 최인호 전 의원은 최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 공모에 지원한 상태다. 이재성 전 부산시당위원장은 지난 10월 출마 선언을 했다.
국민의힘은 전 장관을 향해 사퇴는 물론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며 맹공을 퍼부었다.
주진우 의원(초선·부산 해운대갑)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재명 대통령은 통일교 금품 의혹에 대해 여야 관계없이 엄정 수사하라고 했다"며 "수사는 계급장을 떼고 받아야 한다. 이 대통령의 말이 허언이 아니라면, 전재수 해수부 장관을 사퇴시켜야 엄정한 수사가 가능하다"고 했다. 주 의원은 "매주 국무회의에서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의 옆자리에 앉는 전재수 해수부 장관을 경찰이 제대로 수사할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안철수 의원도 페이스북에 "(전 장관이) 20일 뒤 공소시효 만료를 노리고 침대 축구를 하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며 "그렇게 떳떳하다면, 명예를 지키기 위해 즉각 사퇴 후 성실하게 수사받는 것이 마땅하다"고 했다.
전 장관은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전 장관은 이날 미국 출장 중 YTN과의 인터뷰에서 "(금품 수수 의혹은) 명백하게 허위사실"이라며 "통일교로부터 그 어떠한 10원짜리 하나의 불법적인 금품수수가 없었다는 점을 분명하게 말씀드린다. 귀국해서 종합적으로 정리해서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선 "연연하지 않는다"고 했다. 전 장관은 오는 11일 오전 해외출장을 마치고 귀국해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앞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은 지난 8월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조사에서 전 장관에게 '한일 해저터널' 건설 관련 청탁과 함께 현금 4000만원, 까르띠에·불가리 시계 등을 건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본부장은 특검에 "2018년 9월 당시 전재수 의원이 천정궁에 방문해 한학자 통일교 총재를 만나 인사하면서 이 같은 현금과 명품 시계를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