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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V 양산 직전인데…현대차그룹 '자율주행 수장' 누가 맡을까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입력 2025.12.09 16:32
수정 2025.12.09 16:32

송창현 AVP본부장·포티투닷 대표 사임 후폭풍 거세

양산직전에 대표 사라진 포티투닷…고강도 쇄신 불가피

차기 수장에 추교웅·만프레드 하러 등 유력 거론

FSD·슈퍼크루즈 국내 본격 상륙…투자 성과 내보여야

지난 5일 경기 용인 기아 비전스퀘어에서 열린 기아 80주년 기념식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창현 전 현대차그룹 첨단차플랫폼(AVP) 본부장 겸 포티투닷 대표의 사임으로 현대차그룹의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전략에 제동이 걸렸다. 3년간 막대한 투자 끝에 내년부터 양산차에 점차 적용될 계획이었으나, 양산 직전 수장 자리가 공석이 된 탓에 그룹 전반에 고강도 쇄신 작업이 불가피해졌다.


테슬라와 GM이 자사 자율주행 기술을 국내에 먼저 선보인 만큼 현대차그룹 역시 양산차 적용에 속도를 내야하는 상황이다. 이달 중 사장단 인사가 예정된 가운데 차기 SDV 수장 자리에 누가 오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늦어도 내주까지는 사장단·임원인사를 발표할 예정이다. 그간 현대차그룹의 사장단 인사가 11월 말에 이뤄졌음을 고려하면, 올해는 이례적으로 시점이 늦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최대 경쟁력으로 떠오른 'SDV'의 차기 수장을 놓고 고민이 길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기존 총책임자였던 송창현 전 첨단차플랫폼(AVP) 본부장 사장 겸 현대차그룹 소프트웨어 개발 계열사 포티투닷 대표가 지난 4일 돌연 사임하면서다.


송 전 사장은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 소프트웨어 전문가로, 현대차·기아의 자체 OS 구축이라는 임무를 부여받고 영입됐던 인물이다. 전기차 전환 속도는 빨랐지만, 기존 내연기관 기반의 인포테인먼트와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고수해온 현대차그룹에 테슬라 같은 자체 OS를 안겨주는 것이 숙제였다.


업계에서는 송 사장이 지난 3년 간 자율주행 기술 분야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데 대해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사의를 밝힌 것으로 해석한다. 현대차그룹은 그간 송 전 사장이 이끄는 AVP 본부와 포티투닷을 통해 자율주행 기술 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했으나, 양산차에 관련 기술을 끝내 탑재하지 못했다.


송 전 사장은 사임 사실을 밝히며 포티투닷 임직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거대한 하드웨어 중심 산업에서 소프트웨어 DNA를 심고 차가 아닌 AI 디바이스를 만들겠다는 무모한 도전이 쉽지 않고 순탄치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송 전 사장의 사임으로 인한 후폭풍은 상당하다. 송 전 사장의 첫 결과물인 현대차그룹의 자체 OS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내년 상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양산차에 적용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송 전 사장은 지난 3월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자체 OS '플레오스'와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를 최초로 공개하며 양산차 적용 시점을 발표한 바 있다.


당장 양산차 적용을 눈앞에 두고 계획이 틀어진 현대차그룹으로선 SDV 수장 찾기가 난제로 떠오른 상황이다. 특히 최근 테슬라가 첨단 주행 보조 기능인 '감독형 FSD'를, GM이 '슈퍼크루즈'를 국내에 먼저 도입한 만큼 현대차그룹으로서도 양산차 적용에 대한 압박이 커졌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에서 SDV 경쟁력이 점차 커지고 있단 점도 고민을 키우는 요소다. 국내에 선보인 업체는 테슬라와 GM 두 곳이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현재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토요타 등 주요 경쟁사들이 조건부 자율주행 수준의 기술을 양산차에 탑재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송 전 사장의 후임으로 만프레드 하러 부사장, 추교웅 전 현대차 부사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하러 차량개발담당 부사장은 엔지니어 출신으로 제네시스 고성능 라인업 'GV60 마그마'를 총괄했으며, 추 전 부사장은 현대차 독자 커넥티드카 운영체제 ‘ccOS’ 개발을 총괄했던 인물이다.


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포티투닷에서 그간 개발한 소프트웨어 기술력은 남아있다. 흔들리는 분위기를 다잡고 계획된 일정대로 양산차 적용을 해내는 것이 숙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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