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비부산도 폐점…동네서점의 ‘생존’ 가능할까
입력 2025.11.29 09:35
수정 2025.11.29 09:36
부산 동구의 책방 창비부산이 운영을 종료했다.
2021년부터 국내 대표 출판사인 창비가 운영하던 공간으로, 상승한 임대료를 비롯해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변화 모색 등 여러 이유가 맞물려 내린 결정으로 알려졌다.
소설가 한강의 독립서점. 기사 내용과는 무관ⓒ뉴시스
물론 창비의 로컬 진출과 사회 공헌의 의미에 방점이 찍힌 만큼 창비부산을 여느 동네서점과 같은 선상에서 비교할 수는 없다. 다만 창비부산이 부산역 인근에서 부산 독자는 물론, 부산을 찾는 관광객까지 함께 아우르며 신뢰를 받았음에도, 결국 유지되지 못한 아쉽다는 반응이 이어진다.
관계자는 “서점은 사라졌지만, 창비 부산의 일부는 부산에 남아 독서 프로그램 등의 운영은 이어나간다”고 밝혔는데, 이는 지역의 서점 또는 동네책방들이 하는 역할과도 무관하지 않다. 책을 사고파는 공간인 동시에, 독서 문화 확산의 기점이 되기도 한다. 또는 복합문화공간의 역할까지 소화하며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서점도 다수다.
그럼에도 동네서점은 5년을 넘기기 힘들다. 대다수의 동네서점들은 ‘유지’에 초점을 맞추며 ‘버티고 있다’고 책방 운영 상황을 표현했다.
다수의 동네서점들은 책 판매만으로는 유지가 힘든 것이 현실이며, 이에 북토크 등 행사를 통해 독자들의 관심을 유도 중이다. 오프라인 공간에서 함께 모여 책과 이야기를 나누는 의미도 있지만, 행사가 없으면 공간을 유지하는 것도 힘든 것이 현실이라고 입을 모았다.
다만 최근 지역서점 관련 예산이 줄어드는 과정에서 행사 등에 이어지던 지원이 축소되면서 더욱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 한국서점인협의회, 전국동네책방네트워크, 대한출판문화협회, 한국출판인회의 등 11개 서점·출판단체는 지난달 “지난 정권에서 지역서점 관련 문화예산이 전액 삭감되면서 현장은 큰 혼란을 겪었다”며 “올해 예산이 복원된 것은 다행이나, 정부의 일관성 없는 인식이 초래한 혼선과 부작용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현실을 짚기도 했었다.
예산을 복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 동네서점들이 살아남기 위해선 더 적극적인 방법, 또는 새로운 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단체들은 도서정가제가 없으면 대형 플랫폼의 과도한 할인 경쟁이 일상화돼 동네서점은 경쟁에서 밀리고, 오래된 책은 시장에서 사라진다며 도서정가제 유지의 중요성을 언급하는 동시에 “최근 정부의 인식 변화가 확인된 만큼 단순 복원에 머무르지 말고, 적극적 확대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방안으로 출판산업을 지식·문화의 기반을 이루는 핵심 콘텐츠 산업으로 규정하며 출판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 등 실질적 지원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동네서점 관계자는 우선 독서문화 진흥에 대한 정책이 함께 이뤄지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책이 중심인 서점의 이용객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책과 독서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데 그것은 서점을 운영하고,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고 말했다.
